광양읍사무소내에서 광양동백라이온스클럽의 백미 기부 현장을 취재하고 있다. 지역의 다양한 현장을 찾아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일이 63세에 시작한 기자 생활의 가장 큰 보람이 되었다. 사진=김려윤

사람을 기록한다는 것···시니어 기자가 느낀 가장 큰 보람

기자 생활을 시작하기 전까지 나는 기사는 ‘사실을 전달하는 글’이라고만 생각했다.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를 정확하게 기록하는 것이 기자의 역할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시니어 기자로 활동한 지난 시간은 내 생각을 바꾸어 놓았다.

기사는 단순히 사실을 기록하는 글이 아니라 사람을 기록하는 일이었다. 처음 취재 현장에 나갔을 때는 사진을 찍는 것도 어색했고, 인터뷰를 요청하는 일도 쉽지 않았다. “사진 한 장 찍어도 될까요?”라는 한마디를 꺼내기까지도 적지 않은 용기가 필요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은 내게 기자의 또 다른 의미를 알려주었다. 지역을 위해 묵묵히 봉사하는 어르신, 이웃을 위해 재능을 나누는 강사,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시니어,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갖고 살아가는 시민들. 그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인터뷰는 질문과 답변으로 끝나는 일이 아니었다. 한 사람의 삶을 이해하고, 그 삶의 가치를 기록하는 과정이었다.

어느 어르신은 “집에만 있다가 이곳에 나오니 다시 웃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분은 “누군가 내 이야기를 기사로 남겨 준다는 것이 참 고맙다”고 이야기했다.

그 말을 들으며 나는 기자라는 일이 단순히 기사를 쓰는 직업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누군가의 하루를 기록하고, 누군가의 노력을 기억하게 만드는 일. 그것이 기자가 하는 일이라는 것을 말이다.

행사는 하루가 지나면 끝난다. 현수막은 철거되고, 무대는 사라진다. 그러나 기사는 남는다. 신문에 실리고 인터넷에 기록된 한 편의 기사는 훗날 지역의 역사이자 시민들의 추억이 된다.

그래서 나는 취재를 갈 때마다 한 가지를 마음속에 새긴다. ‘오늘 내가 만나는 사람의 이야기가 언젠가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기록이 될 수 있다.’ 이 생각은 기사 한 줄을 쓰는 태도도 바꾸어 놓았다. 행사의 규모보다 사람들의 표정을 먼저 보게 되었고, 화려한 성과보다 그 뒤에서 묵묵히 애쓰는 사람들에게 더 관심을 갖게 되었다.

기자 활동은 나 자신도 변화시켰다. 낯선 사람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는 일이 자연스러워졌다. 원래 인사성이 밝기도 하다, 상대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는 습관도 생겼다. 좋은 질문은 어려운 질문이 아니라 상대가 편안하게 자신의 삶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돕는 질문이라는 것도 배웠다. 무엇보다 시니어 기자 활동을 하며 얻은 가장 큰 보람은 지역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광양에는 이름 없이 봉사하는 사람들이 많고,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시민들이 있다. 그분들의 이야기는 대형 뉴스의 주인공은 아닐지라도 지역을 지탱하는 가장 소중한 기록이다.

나는 앞으로도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꾸준히 기록하고 싶다. 화려한 특종이나 메인뉴스 보다 오래 기억되는 기사, 자극적인 제목보다 사람의 온기가 담긴 기사를 쓰고 싶다.

기자는 사건만 기록하는 사람이 아니다. 사람을 기록하고, 지역의 시간을 기록하며, 오늘을 내일의 역사로 남기는 사람이다. 그것이 시니어 기자가 된 후 내가 깨달은 가장 큰 보람이며, 앞으로도 기자라는 이름으로 걸어가고 싶은 이유다.

다음 3회에는 [연재칼럼] 시니어 기자의 기록

‘기자는 평생 배우는 사람···좋은 기사를 쓰기 위해 내가 배운 것’이 연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