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인지역아동센터를 지키는 황혼의 우렁각시 3인방." 광양시니어클럽 ‘보육시설 및 아동시설봉사단’ 소속으로 태인지역아동센터에서 맹활약 중인 강희순, 김혜숙, 김경숙(왼쪽부터) 어르신이 정다운 모습으로 환하게 웃고 있다. 단순 일자리를 넘어 “마을 아이들을 내 손주처럼 돌본다”는 이들 3인방의 진정성 어린 땀방울은 센터를 이용하는 34명 아동에게 든든한 정서적 울타리가 되어주며 가장 이상적인 세대 통합을 증명해내고 있다. 사진=문성식
“철강 도시 속 피어난 꿈나무들의 보금자리” — 광양 용지큰줄다리기 전시관 건물에 자리 잡은 태인지역아동센터 전경. 3층 규모의 넓은 독채 시설로 소수의 교사 인력만으로는 환경 관리에 어려움이 많았으나, 광양시니어클럽 어르신들이 ‘든든한 구원투수’로 찾아오면서 아이들을 위한 한층 안전하고 쾌적한 안식처로 거듭났다. 사진=문성식

철강 도시 속 ‘아이들의 안식처’… 공부방 닦는 황혼의 우렁각시 3인방

지난 상편 기사에서 광양 전역 어린이집과 아동 복지 시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광양시니어클럽 ‘보육시설 및 아동시설봉사단’의 전반적인 활약상을 소개한 데 이어, 이번 호에서는 발길을 조금 더 깊숙한 현장으로 옮겨보았다. 거대한 산업 역동성 속 돌봄의 사각지대에 놓인 국가산단 배후지, 태인지역아동센터의 문을 열고 들어가 그곳에서 남몰래 땀 흘리는 황혼의 ‘우렁각시 3인방’을 만났다.

대한민국 철강 산업의 심장부이자 섬진강 끝자락에 위치한 태인동은 인근 산단으로 인해 아이들을 위한 문화·교육 인프라가 부족한 돌봄의 사각지대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태인지역아동센터(센터장 김선아)’는 지역 내 총 34명 아동의 방과 후 학습과 돌봄을 도맡아 꿈을 키워내는 유일한 보금자리 역할을 묵묵히 수행해내고 있다.

태인지역아동센터는 아이들의 공부방이자 놀이터이며, 균형 잡힌 식사를 책임지는 식당이자 든든한 상담소다. 특히 센터를 이용하는 아이들 중 중학생의 비중이 점차 높아짐에 따라 더욱 세심하고 질 높은 정서적 돌봄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센터가 총 3층 규모의 넓은 독채 시설이다 보니, 소수의 인력만으로 아이들을 밀착 돌보면서 공간 전체를 빈틈없이 청결하게 유지하기란 물리적으로 매우 버거운 과제였다. 이러한 순간에 구원투수처럼 찾아와 센터의 숨통을 틔워준 존재가 바로 광양시니어클럽의 어르신들이다.

김선아 센터장은 “센터 건물 전체를 관리하는 일이 늘 큰 숙제였는데, 시니어클럽 어르신들이 와주신 뒤로 복도 입구부터 아이들이 직접 사용하는 공부방 구석구석까지 먼지 한 점 없이 반짝이기 시작했다”며 거듭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어 “특히 활동하시는 어르신들이 태인동 마을 사정에 밝은 동네 주민분들이기에, 센터를 이용하는 아이들을 내 손주나 다름없이 친근하고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이러한 어르신들의 진정성 있는 행동 덕분에 센터를 믿고 보내는 지역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신뢰의 목소리가 한층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또한, 김 센터장은 어르신들의 헌신으로 공간의 안전과 청결은 완벽하게 확보되었지만,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는 지역사회의 지속적인 관심이 여전히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아이들에게 매일 더 신선하고 영양가 높은 급식과 간식을 제공하고, 음악이나 미술 같은 다채로운 예체능 특별 교육 프로그램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운영비와 후원금의 지속적인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며, “물질적인 후원금뿐만 아니라 재능 기부를 통한 자원봉사자들의 참여도 언제나 열려 있으니 지역 시민과 단체들의 따뜻한 동행과 후원이 이어지기를 간곡히 바란다”고 전했다.

“먼지 한 점 없이 반짝이는 공부방.” 광양시니어클럽 아동시설봉사단 어르신들의 정성 어린 손길로 깔끔하게 정돈된 태인지역아동센터 내부 전경. 등원하는 34명 아동이 안전하게 학습하고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매일 오전 구석구석을 쓸고 닦으며 환경 정리를 전담하며 맡은 역활을 헌신적으로 수행해 내고 있다. 사진=문성식
광양시니어클럽 아동시설봉사단 어르신들이 태인지역아동센터 내부를 정성스럽게 쓸고 닦는 모습. 이들의 세심한 환경정화 활동은 핵가족화 시대에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아동복지시설의 숨통을 틔워주고 있으며, 어르신들에게는 노년의 자긍심을 깊이 심어주는 가장 이상적인 세대 통합의 현장을 스스로 증명해내고 있다. 사진=문성식

“내 손주 닦이는 마음으로… 끈끈한 책임감과 신뢰로 뭉친 황혼의 주역들

‘태인지역아동센터’의 매일 오전을 가장 활기차게 여는 주역들은 광양시니어클럽 소속의 ‘우렁각시 3인방’이다. 이들은 정해진 단순 업무의 범위를 뛰어넘어, 마을의 존경받는 큰 어른의 역할로 아이들의 일상 공간을 정성과 사랑으로 꼼꼼하게 다듬어가고 있다.

강희순(76세), 김경숙(75세), 김혜숙(70세) 어르신은 3인 1조(총 6명 격일제)로 단단한 호흡을 맞추며 매일 오전 센터 구석구석을 정성스럽게 살피고 청소한다. 이 세 분에게 시니어 일자리 참여는 단순히 소소한 용돈을 버는 행위를 넘어, 노년의 삶에 새로운 활력과 깊은 존재 의미를 스스로 찾아가는 소중한 여정이다.

우렁각시 3인방의 맏언니 격인 강희순 어르신은 꼼꼼하게 바닥을 닦으며 “우리 손주들이 매일 와서 편안하게 공부하고 뒹굴며 놀 공간인데 어떻게 대충 쓸고 닦을 수가 있겠느냐”라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김경숙 어르신 역시 “퇴직하고 집에만 무료하게 누워 있으면 몸도 마음도 쉽게 처지기 마련인데, 매일 아침 우리 마을 아이들을 위해 무언가 값진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하루하루가 설레고 건강해지는 기분”이라고 덧붙였다.

3인방의 막내 격인 김혜숙 어르신은 취재 도중 아이들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 어르신은 “아이들을 볼 때마다 내 손주들처럼 너무나 사랑스럽고 예뻐서 하나라도 더 챙겨주고 싶은 마음뿐”이라며, “얼굴을 보며 직접 교감하기는 조심스럽지만, 우리가 깨끗하게 닦아놓은 자리에서 아이들이 밝게 웃으며 공부할 생각을 하면 힘든 줄도 모른다. 아이들이 맑은 웃음소리를 내며 센터로 들어올 때면 그 소리가 내 삶의 가장 큰 활력이 된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들 우렁각시 3인방의 성실함과 끈끈한 책임감은 센터 교사들 사이에서도 늘 칭찬이 자자하다. 세 분 중 누군가 집안일이나 건강상의 문제로 부득이하게 자리를 비워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시키지 않아도 어르신들끼리 서로 전화를 돌려 일정을 조율하고 빈자리를 매끄럽게 채워준다. ‘마을 아이들이 안전하게 생활해야 한다’는 공동의 목표 아래 똘똘 뭉친 결과다.

우렁각시 3인방은 “우리가 오전에 미리 와서 정성껏 닦아놓은 깨끗한 자리 위에서 태인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이 아무 걱정 없이 밝게 자라나는 것을 멀리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의 진심 어린 활동은 아이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든든한 정서적 지지대가 되고, 어르신들에게는 노년의 자긍심을 깊이 심어주며 가장 이상적인 세대 통합의 현장을 스스로 증명해내고 있다.

정서적 울타리가 된 어르신들, 가장 이상적인 세대 통합을 증명

광양시니어클럽 지은옥 사회복지사는 “핵가족화로 할머니, 할아버지의 정을 느끼기 어려운 아이들에게 ‘보육시설 및 아동시설봉사단’ 참여자들의 존재는 그 자체로 큰 교육이자 정서적 울타리”라며, “어르신들 역시 사회로부터 소외되지 않고 당당한 구성원으로 인정받는 과정에서 심리적 활력을 되찾고 계신다”고 말했다.

철강 도시의 역동성 속에서 조용히 피어난 이 놀라운 풍경은 우리 사회가 복지 사각지대를 어떻게 메워야 하는지, 그리고 돌봄의 진정한 가치가 어디에 있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나침반과 같다.

광양시니어클럽 ‘보육시설 및 아동시설봉사단’ 우렁각시 3인방의 아름다운 황혼은 태인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의 해맑은 미소로 인해 다시금 청춘처럼 빛나고, 아이들의 소중한 미래는 어른들이 베푸는 연륜과 사랑으로 더욱 견고하게 자라난다. 오늘, 광양의 미래를 책임질 우리 아이들이 더 큰 꿈을 꿀 수 있도록 따뜻한 관심과 온정의 손길을 태인지역아동센터와 광양시니어클럽으로 수줍게 전해보는 것은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