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참여자들과 함께 한 단체사진. 사진=한재만
광양읍수(光陽邑藪) 노거수들의 파노라마. 사진=한재만
아인스바움(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한 보컬그룹) 공연에 앞서 정인화 시장이 인사말하고 있다. 사진=한재만
유당공원내 碑(비)군에서 최영철 해설사의 해설모습. 사진=한재만
정인화 시장 문화체험 모습. 사진=한재만
어린이들 문화체험. 사진=한재만
정인화 시장이 어린이체험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한재만

광양시(시장 정인화)가 5월 24일, 광양시 유당공원에서 2025년 ‘생생국가유산사업’의 일환으로 ‘성(城)돌 사이에 피어난 현호색, 이팝나무 꽃 필 무렵’ 행사를 개최했다.

사라실 예술촌(촌장 조주현)이 주관한 이번 행사는 이날 오전 10시~오후 1시, 오후 3~6시, 2회로 나뉘어 진행됐다. 광양시민 40가족이 참여해 유당공원의 문화유산과 자연을 체험했다.

정인화 시장은 인사말에서 “좋은 날, 멋진 오후에 역사가 숨 쉬는 유당공원에서 해설사로부터 유래를 듣고, 많은 노거수들의 아름다운 풍취도 감상하며 어린이들에게는 좋은 추억과 체험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생생국가유산사업’은 지역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발굴하고, 그 안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와 의미를 문화 콘텐츠로 재구성해 남녀노소 누구나 역사와 전통을 배우고 즐길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국가유산청과 지방자치단체, 문화단체가 협력해 운영한다.

올해로 3회를 맞은 ‘이팝나무 꽃 필 무렵’은 서민들의 보릿고개 시기와 연결된 역사적 기억을 되새기며, 이팝나무가 만개할 때 벼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던 조상들의 마음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참가자들은 ∆문화 해설사와 함께하는 유당공원 탐방 ∆이팝나무 이야기 ∆도리깨 만들기와 보리타작 ∆보리주어 담기 ∆보리화분 심기 ∆주먹밥 만들기 ∆쌀 튀밥 체험 등 온 가족이 함께하는 보릿고개 재현 활동을 체험했다. 참가비는 어린이 1명당 5000원, 보호자와 사회적 약자는 무료로 참여했다.

조주현 사라실 예술촌장은 “국가유산이 위치한 공간과 유물이 지닌 잠재력을 바탕으로 지역민들과 함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다”며 “올해는 역사적 가치를 단순히 학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복원해보는 입체적이고 실질적인 체감형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며, 지역화 교재 제작을 통해 지속적인 소통과 활용사례를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김명덕 광양시 문화예술과장은 “생생국가유산 사업이 8년 연속 선정되면서 광양 지역의 국가유산이 지속적으로 조명받고 있으며, 시민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향유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됐다”며 “이번 사업이 지역 정체성 강화와 공동체 유대감 형성에도 긍정적인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팝나무는 5~6월에 하얀 꽃을 피우는 물푸레나무과의 낙엽 교목으로, 꽃이 만개하면 풍년이 든다고 여겨져 예부터 신목으로 불렸다.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에만 자생하며, 세계적으로 희귀한 나무로 평가된다. 한국은 인공증식에 성공해 가로수로 흔히 볼 수 있지만, 일본과 중국에서는 여전히 멸종위기 식물로 보호받고 있다.

특히, 이팝나무는 수술만 있는 ‘수꽃그루’와 암·수술이 모두 있는 ‘양성화 딴 그루’로 나뉘며, 열매는 양성화 나무에서만 맺힌다. 이 구조는 전체 꽃식물 가운데 0.05%에 불과한 희귀 형태로, 2016년 경희대 생물학과 연구진이 학술지 ‘플로라’에 관련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광양읍성은 조선 중종 23년(1528년)에 축조된 성이다. 1528년부터 1533년까지 광양현감을 지낸 문신 박세후(1495~1550)가 조성한 것으로, 그는 읍성이 바다에서 보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 나무를 심은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이곳에 자생하던 이팝나무, 푸조나무, 팽나무, 느티나무, 왕버들 등 노거수가 지금도 여러 그루 남아 있다. 광양읍성은 1920년대를 전후해 헐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7년에는 조상들의 군사 전략과 바닷바람을 막는 지혜를 엿볼 수 있는 역사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광양읍수(光陽邑藪)’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광양읍수’는 ‘광양 읍성의 숲’을 뜻한다. 이 중 이팝나무(높이 18m)는 천연기념물 제235호로, 지정일은 1971년 9월 13일이며, 주소는 전라남도 광양시 광양읍 인동리 193-1번지이다. 우리나라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이팝나무는 군락지를 포함해 총 8건으로, 꽃나무 중 가장 많은 건수가 지정됐다.

문의: 사라실 예술촌 사무국(061-761-2043)

유당공원 충혼탑 후면 이팝나무 – 광양시 자료.
고창 중산리 이팝 양성화 나무(천연기념물 제183호). 자료=나무위키
순천 평중리 이팝 수꽃나무(천연기념물 제36호). 자료=나무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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