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미술관은 지난 20일 K-뮤지엄 지역 순회 특별전 《이끼바위쿠르르: 거꾸로 사는 돌》을 개막했다. 오랜 시간을 버티며 남겨진 미륵과 그 주변의 풍경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는 전시다. 전시 홍보 이미지=전남미술관
K-뮤지엄 지역 순회 특별전 《이끼바위쿠르르: 거꾸로 사는 돌》은 문화체육관광부의 공모사업인 ‘뮤지엄 이음’에 선정돼 열린 전시다. 수도권을 벗어난 지방에서 문화·예술을 향유하고 지역 문화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사업으로 전남미술관에서 10월 5일까지 열린다. 전시실 입구 사진=정경환
작품 ‘더듬기’는 차갑고 단단한 미륵을 만지고 더듬으며 석상의 굴곡과 흔적을 숯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16개의 드로잉으로 구성된 ‘더듬기‘는 미륵상을 촉각적으로 보게 하고 종교적 존재와 접촉을 상상하게 한다. 전시장의 ’더듬기‘ 작품 모습. 사진=정경환
작품 ’우리들의 산‘은 작가가 미륵 석상이 버려지거나 잊혀진 채로 놓인 풍경을 표현하면서 자연과 생태는 그것을 보는 사람과 관계 맺고 있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전시장 입구에 설치된 ’우리들의 산’ 모습. 사진=정경환
‘쓰레기와 춤을’과 ’거꾸로 사는 돌‘ 두 편의 영상작품이 전시됐다. ’거꾸로 사는 돌‘은 작가가 미래에 출현에 우리를 구원하리라는 믿음의 미륵신앙을 찾아다니며 포착한 장면을 산수화처럼 표현했다. 전시장의 ’거꾸로 사는 돌’ 영상 컷 모습. 사진=정경환
전시와 연계한 아티스트와 토크 프로그램에서 작가들이 작품을 구상하고 작업을 하였던 과정과 작품에 담아낸 의미를 전달하고 청중들의 질문에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토크 프로그램 진행 중인 모습. 맨 뒷줄 왼쪽부터 작가 고결, 조지은, 세 번째 박유진 큐레이터. 사진=정경환

전남미술관(관장 이지호)은 지난 20일 K-뮤지엄 지역 순회 특별전 ‘이끼바위쿠르르: 거꾸로 사는 돌’을 개막했다.

이번 전시는 아트선재센터가 ‘뮤지엄 이음’ 사업에 선정되면서 기획됐으며, 전남미술관은 협력기관으로 참여해 전시 공간과 운영을 지원한다. ‘뮤지엄 이음’은 수도권과 대도시에 집중된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지역으로 확산하고, 전시와 관광·지역 자원을 연계해 지역 문화 생태계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끼바위쿠르르: 거꾸로 사는 돌’은 전국 각지에 남겨진 미륵과 주변 풍경을 통해 인간 중심의 시간과 개발 논리 바깥에 존재하는 생태와 장소를 탐색한다. 미래의 상징인 미륵이 과거 시간 속에 남겨져 있다는 역설에 주목하며, 버려진 돌과 오래된 마을, 해안과 농촌, 폐허 등 인간의 관심에서 멀어진 공간이 새로운 풍경과 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을 작품으로 조명한다.

전시는 영상·조각·드로잉·설치 등 다양한 매체의 작품으로 구성된다. 손이 잘린 미륵 석상에서 착안한 〈부처님 하이파이브〉, 미륵 석상을 한지와 숯으로 기록한 대형 드로잉 〈더듬기〉, 미륵과 주변 풍경을 담은 2채널 영상 〈거꾸로 사는 돌〉, 산의 형상을 입체화한 〈우리들의 산〉, 인간 이후의 세계를 상상한 영상 〈쓰레기와 춤을〉 등을 선보인다.

이번 순회전은 전남미술관과 충남 서천문화예술창작공간에서 릴레이로 열린다. 전남미술관 전시는 8월 20일부터 10월 5일까지 47일간 진행되며, 남도의 해안과 농촌, 오랜 불교문화가 공존하는 풍경 속에서 미륵과 장소가 품은 서사를 살펴본다.

전시와 연계해 지난 20일 아티스트 토크가 열렸으며, 전남·광주 지역의 해안과 농촌, 미륵 관련 장소를 연결한 문화·관광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이를 통해 평소 주목 받지 못했던 ‘남겨진 장소와 풍경’을 새롭게 조명할 예정이다.

이지호 전남미술관장은 “전남 곳곳에는 오랜 시간 마을과 함께해 온 미륵과 다양한 삶의 흔적이 남아 있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지역 관람객들이 익숙하게 지나쳤던 장소와 풍경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전남미술관에서는 ‘데이터 사피엔스’와 한국·프랑스 수교 140주년 특별전 ‘두 도시 하나의 불꽃’도 함께 열리고 있다. 두 전시는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예술의 역할과 의미를 생각해보는 기회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