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폭염으로 녹조 우려가 심화되는 가운데, 10일 광양시민의 주 취수원인 진상면 수어댐 취수탑 주변에서 수면포기기들이 녹조 확산을 막고 용존산소량을 늘리기 위해 거친 물보라를 일으키며 가동되고 있다. 수자원공사와 광양시는 녹조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취수탑 주변으로 이중 조류차단막을 촘촘히 쳐 둔 상태다. 사진=이호선
지난 10일 마동정수장 야외 침전조 상부 통로에서 광양시 관계자가 난간에 서서 폭염 속 녹조 유입에 따른 부유물 침전 상태와 슬러지 제거 설비의 가동 효율을 육안으로 꼼꼼하게 점검하고 있다. 침전조 물 위로 대형 태양광 발전 패널 구조물이 선명하게 반사되어 장관을 이룬다. 사진=이호선
마동정수장 내부에 설치된 분말활성탄 자동 주입 설비가 긴장감 속에 작동하고 있다. 광양시는 대외적 기준인 ‘조류경보 발령 시’보다 훨씬 앞선 지난 6월 1일부터 이 설비를 전격 가동했으며, 녹조 특유의 흙냄새 물질을 원천 흡착·차단하기 위해 시간당 9kg, 하루 총 200~300kg에 달하는 분말활성탄을 원수에 아낌없이 투입하고 있다. 사진=이호선
지난 10일 광양시 마동정수장의 야외 침전조 전경. 뒤편으로 실내 모래여과설비가 가동 중인 대형 ‘여과지’ 건물이 보이고 있다. 침전조에서 우수한 효율의 자동 슬러지 제거 설비를 통해 녹조 부유물을 걸러낸 물은 뒤편 여과지 실내로 유입되어 ‘급속여과방식’ 및 ‘3일 주기 역세’ 공정을 거치게 된다. 사진=이호선

초여름을 무색하게 만드는 이른 폭염이 대지를 달구던 지난 10일 광양시민의 거대한 젖줄인 진상면 수어댐(수어호). 내리쬐는 뜨거운 햇볕 아래 펼쳐진 수면 위로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돌아가는 10대의 수면포기기와 6대의 물순환장치가 거칠게 돌고 있었다. 취수탑 주변을 둥글게 에워싼 조류 차단막 안팎의 긴장감은 물밑에서 벌어지는 녹조(남조류)와의 소리 없는 전쟁을 실감케 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광양시 상수도과와 한국수자원공사는 수어댐 수계의 녹조 및 이취미(물에서 냄새나 맛이 나게 하는 현상) 발생에 대비해 이미 최고 수준의 선제적 대응 체계를 가동 중이다.

본 기자가 단독 입수한 ‘2026년 용강·마동정수장 여름철 녹조 발생 대응 계획’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4일 실시한 수어댐 취수구 수심별 조류 분석 결과 수면과 가까운 수심 2.8m(1단계 취수구) 지점의 남조류 세포수가 1920세포/mL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조류경보제 기준 ‘관심 단계’(2회 연속 1,000세포/mL 이상)에 준하는 수치다. 수어댐의 대표적인 우점종은 독소와 흙냄새(지오스민)를 유발하는 고리 모양의 ‘아나베나(Anabaena)’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수어댐 조사에서 우점종으로 확인된 유해 남조류 ‘아나베나(Anabaena)’의 현미경 미생물 도판. 고리 모양이나 사슬 형태로 연결된 세포 구조가 특징이며, 여름철 수온 상승 시 대량 증식해 물에서 흙냄새(지오스민)를 유발하고 독소를 배출하기 때문에 정수 공정 초기 단계에서 반드시 차단해야 하는 경계 생물이다. 사진=광양시 상수도과

문제는 녹조뿐만이 아니었다. 폭염으로 수온이 상승하면서 수심 20.8m(4단계 취수구)의 심층부에서는 유해 물질인 망간(Mn)이 0.053ppm 검출되어 환경부 기준(0.050ppm 이하)을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장을 지휘하는 광양시 관계자는 “녹조가 번식한 상층부 물과 망간이 용출된 바닥층 물을 모두 피해 가장 안전한 중층 수심으로 취수 수심을 정밀 조정하는 ‘수심별 선택 취수’를 6월 5일부터 전격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원수 유입 단계에서부터 최적의 수질을 확보하기 위한 과학적 방어선이 가동된 셈이다.

수어댐에서 취수된 원수가 유입되는 일일 5만 톤 시설용량 규모의 마동정수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정수장 운영실 내부의 대형 제어 모니터에는 원수의 상태부터 소독 공정까지의 플로우 라인이 실시간 수치와 현장 CCTV 화면으로 선명하게 표시되며 24시간 철통 감시가 이뤄지고 있었다.

보도자료상에는 ‘조류 관심 단계 발령 시 정수 처리를 강화한다’고 대외적으로 알려졌으나, 실제 정수장 현장은 이미 6월 1일부터 비상 공정을 선제 적용하고 있었다.

원수가 정수장으로 유입되는 첫 관문인 착수정 전단에는 대형 호퍼 설비와 연결된 분말활성탄 주입 장치가 가동 중이었다. 현장에서는 특유의 분말 흑색 활성탄 가루가 시간당 9kg(9kg/h)의 속도로 원수 속에 쉴 새 없이 자동 투입되고 있었다. 하루 공급량으로 환산하면 매일 200kg에서 최대 300kg에 달하는 거대한 양이다. 미세한 기공을 가진 활성탄이 물속에 퍼지며 수어댐 상층부에서 유입된 지오스민 등 이취미 원인 물질을 강력하게 흡착해 차단하는 핵심 공정이다.

이어진 야외 침전조(침전지)에서는 가성소다와 응집제 등 정수 약품 투입량이 실시간 탁도에 맞춰 자동 제어되고 있었다. 약품 처리를 통해 남조류 세포와 미세 부유물들을 무겁게 뭉치게 만들어 바닥으로 가라앉히는 단계다.

현장을 안내한 시 관계자는 “부유물이 바닥에 가라앉으면 대형 슬러지(찌꺼기) 제거 설비가 가동되어 즉각 수거하는데, 이 슬러지 제거 설비의 작업 효율이 매우 우수해 탁도를 안정적으로 낮추는 데 일등 공신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침전조 너머로는 실내에 최신 모래여과설비를 갖춘 대형 ‘여과지’ 건물이 웅장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침전조에서 부유물이 1차로 완벽하게 제거된 맑은 상층수(상등수)는 이 여과지 건물 내부로 유입되어 두꺼운 모래 층을 통과하게 된다.

마동정수장은 유입된 물을 빠른 속도로 통과시키며 미세 찌꺼기까지 잡아내는 ‘급속여과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특히 정수장 측은 사멸한 남조류 세포가 모래 필터를 막아 여과 효율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모래 층 아래에서 물과 압축 공기를 거꾸로 강력하게 불어넣어 침전물을 씻어내는 ‘역세(逆洗·역세척)’ 작업을 3일 주기로 촘촘하게 실시하고 있다. 폭염기 녹조 유입에 대비해 필터 청소 주기를 평상시보다 대폭 단축함으로써 모래의 여과 성능을 항상 최상으로 리셋하는 철통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시는 녹조 밀도가 더욱 높아질 위험 기후 상황을 대비해, 기존 전염소 소독 방식을 공정 중간 단계에서 염소를 강력하게 투입하는 ‘중염소 처리 공정’으로 즉각 전환할 수 있도록 만반의 기술적 준비를 마쳤다. 남조류가 사멸하면서 내뿜을 수 있는 치명적인 간 독소 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을 강력한 산화력으로 완벽히 분해하기 위한 장치다.

여기에 더해 원수 조류 및 냄새 물질 수질검사 주기를 기존 월 1회에서 주 1회로 대폭 확대해 감시 수위를 높였으며, 정수 처리에 필요한 핵심 약품 비축 역시 6월 10일 자로 완료된 상태다. 난간에 선 관계자가 침전조의 물 상태를 살피는 눈빛에는 한 치의 빈틈도 없었다.

시의 이 같은 선제적 철통 방어에도 불구하고, 여름철 폭염이 장기화되어 녹조 유입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경우 미량의 지오스민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아 미세한 흙냄새가 일시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광양시 마동정수장 팀장은 “정수 공정 강화로 유해 독소는 완벽히 차단되므로 냄새가 나더라도 인체에는 전혀 유해하지 않다”라며, “다만 심리적 불쾌감을 줄 수 있는 만큼, 녹조가 심해지는 시기에는 수돗물을 3분 이상 끓여 마시면 냄새 물질이 쉽게 분해되므로 안심하고 이용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