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28일 낮 12시경 촬영한 이순신 대교 운해. 사진=한재만

조선시대 한적한 어촌에서 정유재란의 핵심 요충지로, 그리고 이순신대교 개통을 거쳐 역사·문화·관광마을로 변모한 전라남도 여수시 묘도동 ‘도독마을(도동마을)’이 주목받고 있다.

조선 초기 묘도는 순천 도호부 관할 아래 군사적 목적의 목장과 작은 어촌 포구가 산재해 있던 지역이었다. 당시 마을 일대는 바다와 맞닿아 있는 해안가 마을 형태를 띠고 있었다.

정유재란 당시 조·명 연합수군 사령부 설치와 지명 유래

정유재란(1598년) 당시 묘도는 이순신 장군의 조선 수군과 진린 도독이 이끄는 명나라 수군이 주둔하며 순천 왜교성 전투 및 노량해전을 준비했던 핵심 요충지였다.

명나라 수군 최고 지휘관 진린 도독이 이끄는 수군이 묘도에 입도해 진을 치고 이순신 장군의 조선 수군과 연합함대 사령부를 결성했다. 왜군 수군 지휘관 고니시 유키나가가 순천 왜교성에 배수진을 치고 육·해로 탈출을 시도할 때, 묘도에 자리 잡은 연합수군은 왜교성을 바다 쪽에서 봉쇄하여 왜군의 퇴로와 물자를 완벽히 차단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이 과정에서 진린의 관직명인 ‘도독’이 유래하여 포구 마을을 ‘도독포’ 또는 ‘도독마을’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이후 행정구역 명칭 변천 과정에서 한자 표기 및 발음이 변형되어 현재는 ‘도동마을’로 불린다.

전란이 끝난 후 다시 평온한 어업 중심 마을로 돌아갔으나, 행정구역상 여러 변화를 겪었다. 도독마을 주민들은 오랜 기간 월내동 선착장 등에서 도선을 타고 육지를 오가는 고난한 삶을 이어왔다.

본래 돌산군 태인면에 속해 있었으나 1914년 행정구역 개편으로 ‘여수군 삼일면 묘도리’로 편입됐다. 이후 여천군을 거쳐 1998년 3려(여수시·여천시·여천군) 통합으로 ‘여수시 묘도동’에 속하게 됐다.

이순신대교·묘도대교 개통과 교통 요충지로의 변모

2010년대에 들어서며 교량 개통과 역사 자원 보존 사업을 통해 전환점을 맞이했다. 2007년 10월 착공된 교량 건설 사업으로 여수시 묘도동과 광양시 금호동을 연결하는 ‘이순신대교’가 2013년 2월 8일 전면 개통한 데 이어 2013년 4월 30일 최종 준공됐다. 이순신대교는 2012년 여수 세계박람회 수송 지원을 위해 2012년 5월 10일부터 8월 13일까지 임시 개통되기도 했다.

여수시 월내동과 묘도동을 연결하는 ‘묘도대교’ 역시 2012년 5월 10일 임시 개통된 뒤 같은 해 9월 20일 본 개통됐으며, 묘도 및 휴게소 시설 등을 포함한 2공구가 2013년 12월 20일 최종 준공됐다. 남쪽으로는 여수산단과 연결되는 묘도대교, 북쪽으로는 광양과 연결되는 이순신대교가 개통되면서 묘도는 육지와 완전히 연결된 교통의 요충지로 변모했다.

조·명 연합수군 테마 역사공원과 벽화거리 조성

조·명 연합수군의 호국 역사를 알리기 위해 이순신 장군과 진린 도독의 석상, 정유재란 해전 모습을 담은 마을 벽화거리 및 방파제 벽화가 조성되어 관광 자원화됐다.

특히 2023년 12월 준공된 ‘조·명 연합수군 테마 역사공원’은 전라남도 여수시 묘도동 도독마을 일대 약 2만3534㎡ 부지에 총사업비 108억 원을 투입해 조성됐다. 정유재란 당시 조·명 연합수군의 동맹 역사와 피로 맺어진 연대의 정신을 기리는 뜻깊은 역사·문화 공간이자 이순신대교 홍보관, 봉화산 전망공원 등 인근 관광 자원과 연계되는 주요 시설이다.

역사공원의 기념원 및 기념광장에는 연합수군을 이끌었던 조선의 이순신·송희립 장군과 명나라의 진린·등자룡 장군의 동상이 들어서 있다. 바닥면에는 남해 해역에서 펼쳐진 작전과 노량해전을 시각화한 ‘노량해전도’ 등이 연출되어 있다.

전시 및 기록 공간에는 조·명 연합수군의 편제와 정유재란, 순천 왜교성 전투, 노량해전, 남해도 소탕작전, 승전보고 등의 과정을 담은 ‘정왜기공도’ 병풍 및 기록물이 설치됐다. 편의 시설로는 묘도 바다와 이순신대교 조망을 즐기며 걸을 수 있는 조·명 승전길 및 데크 산책로, 어린이 현장학습과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체험 공간, 쉼터, 공중화장실 등이 갖춰졌다.

조선시대 한적한 포구에서 조·명 연합수군의 승전 기운을 품은 역사공원으로 다시 태어난 도독마을. 400여 년 전의 역사적 무게와 함께 푸른 바다를 품은 묘도 도독마을에서 잔잔히 흐르는 역사의 숨결을 느껴보길 권한다.

정유왜란 당시 조ㆍ명 연합군이 왜인과 맞서 싸울때, 명나라 진린 도독이 머물던 도독마을에 전쟁승리 기념을 위한 벽화거리를 만들었다. 사진=한재만
도독마을 해안가 방호벽에 진린 도독의 인물화를 그려 그의 공적을 섬겼다. 저 멀리 광양만 바다에 광양제철소가 보인다. 사진=한재만
도독마을 벽화에 조ㆍ명 수군 병과에 따른 복장비교 벽화. 사진=한재만
최근 묘도 봉화산 정상에서 촬영한 묘도대교이다. 사진=한재만
조명 연합수군을 이끈 주요 장수들(앞열 좌측 명나라 진린도독, 우측 이순신 장군, 뒷열 좌측 등자룡 장군, 우측 송희립 장군의 동상) 충혼을 기리는 기념물이 조성돼 있다. 사진=한재만 
조ㆍ명 연합군 역사테마공원, 멀리 광양만과 우측에 이순신대교가 보인다. 사진=한재만
이순신 대교 홍보관이다. 전면 숲길에 조ㆍ명 역사공원으로 내려가는 데크길이 보인다. 사진=한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