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보름 달집태우기와 동백축제, 어버이날 행사까지. 광양의 주요 축제마다 현장의 분위기를 단숨에 끌어올리는 단체가 있다. 바로 옥룡도선풍물단이다.
이 단체를 이끄는 이는 단장 이영채(32) 씨. 그는 풍물단의 상쇠이자 강사로 활동하며 단원들을 이끌고 있다. 앳된 인상에 사람 좋은 미소를 지닌 그는 무대 위에서는 누구보다 강한 에너지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이영채 씨의 삶에서 눈에 띄는 점은 ‘가족’이다. 3남매가 모두 국악의 길을 걸어온 것도 드문 일이지만, 부모까지 함께하며 공연을 돕는 ‘국악 가족’이라는 점은 더욱 특별하다. 이들은 전국 방송에도 소개된 바 있는, 지역에서 손꼽히는 예술 가족이다.
이 가족이 국악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큰누나 이연화 씨로부터 시작됐다. 초등학교 방과 후 수업에서 국악에 흥미를 느낀 그는 아버지의 극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판소리를 시작했고, 고등학교 진학과 함께 본격적인 소리 공부에 매진했다. 둘째 누나 역시 판소리를 전공하며 뒤를 이었고, 이영채 씨는 타악기를 선택해 자신만의 길을 개척했다.
막내 동생 역시 한때 퓨전 국악과 아쟁으로 대학 입시를 준비했지만, 현실적인 어려움 속에서 진로를 바꿔 현재 직장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국악인의 길이 녹록지 않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자녀들의 선택을 지켜보는 부모의 마음도 남달랐다. 공연 예술인의 삶이 쉽지 않음을 알기에 아버지는 반대했지만, 젊은 시절 가수를 꿈꿨던 어머니는 누구보다 자녀들의 꿈을 응원하며 묵묵히 뒷바라지를 해왔다. 지금은 자녀들의 가장 든든한 팬이자 공연단의 동료로 함께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국악의 길을 놓지 않는 이유는 단순하다. 좋아서 시작한 일이었고, 이제는 삶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영채 씨는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국악을 접하다 보니 어느 순간 이 길에 서 있더라고요. 힘들다고 해서 쉽게 내려놓을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라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말하면 수입이나 환경이 좋은 편은 아니죠. 공연이 꾸준하지 않을 때는 불안하기도 하고요. 그래도 무대에 올라 관객들과 호흡할 때 느끼는 그 에너지 때문에 계속하게 되는 것 같아요”라고 덧붙였다. 지금 그는 도선풍물단장 뿐만 아니라, 골약동 주민자치프로그램 강사, 옥룡 주민자치프로그램 강사로 있으며 국악의 저변 확대에 힘쓰고 있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에 대해서도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가족끼리 연습하면 좋은 점도 많지만, 의견이 부딪힐 때는 더 크게 다투기도 해요. 특히 누나가 워낙 꼼꼼해서 작은 부분까지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거든요.(웃음) 그래도 결국은 더 좋은 공연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인으로서의 책임감도 언급했다.
“광양에서 활동하다 보니 축제나 행사에서 시민분들과 자주 만나게 되는데, 그때마다 ‘우리 동네에도 이런 공연팀이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요. 풍물이 단순히 옛것이 아니라 지금도 즐길 수 있는 문화라는 걸 알리고 싶고요.”
후배들에 대한 생각도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요즘은 국악을 하려는 친구들이 점점 줄어드는 게 아쉬워요. 환경이 어렵다 보니 쉽게 도전하기 힘든 것도 이해는 되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계속 이어가야 하잖아요.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경험도 나누고, 같이 무대에 설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어요.”
끝으로 그는 가족에 대한 마음을 전했다.
“부모님이 아니었으면 여기까지 못 왔을 거예요. 힘든 상황에서도 끝까지 믿어주셨거든요. 아직은 부족하지만, 더 좋은 공연으로 보답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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