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 여순사건 희생자 유해 발굴 위한 개토제(開土祭)

광양시 진상면 매티재에서 개토식을 진행하는 제관들(초헌관 박선호 광양유족회장, 아헌관 김창문 하동유족회장, 종헌관 이상희 하동부군수). 사진=이경희
여순사건 매티재 발굴현장. 2024년 10월 28일 현장조사 사진이다. 사진=광양시
유해발굴단원. 사진=이경희
올해 1월부터 시작한 유해 발굴 현장. 사진=이경희

광양시(시장 정인화)는 1월 21일 진상면 비평리 매티재에서 여순사건 희생자 유해 발굴을 시작하는 개토제를 열었다. 이번 발굴은 여순사건 유족들의 오랜 염원을 담아 희생자들의 유해를 찾아 유족들에게 돌려주는 작업의 첫걸음이다.

이날 개토제에는 임채기 광양시 시민복지국장, 이삼희 하동군 부군수, 박현용 여순사건위원회 진상규명과장, 김차진 전라남도 여순사건지원단장, 박선호 광양유족회장, 김창문 하동유족회장 등 관계자 40여 명이 참석해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유족들의 아픔을 위로했다.

임채기 광양시 시민복지국장은 “70년 넘게 훼손된 희생자들의 신원이 회복되고 유족들의 품에 돌아가 안식을 찾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차진 전남도 지원단장은 “젊다는 이유로, 밥을 해줬다는 이유로, 똑똑하다는 이유로 희생된 분들의 영령을 하루속히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 영면할 수 있도록 하자”며 추도사를 전했다.

매티재는 여순사건 당시 광양군민과 하동군 보도연맹사건 관련자들이 처형된 장소로, 사건 당시부터 현재까지 지형 변화가 크지 않아 희생자들의 유해가 묻혀 있을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알려졌다. 광양시와 여순사건 광양유족회는 2023년부터 매티재 인근에서의 발굴을 여순 10·19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 위원회(이하 중앙위원회)에 요청해 왔다.

중앙위원회는 2024년 9월 본격적인 발굴 논의를 시작했고, 지난해 10월 28일 매티재 현장조사를 통해 유해 매장 가능성이 높은 지점을 선정했다. 발굴 작업은 올해 7월까지 진행되며, 유해 세척과 보존 처리가 이루어진 후 유족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현장에서는 유해발굴단 4명이 상주하며, 지역민 약 30여 명과 협력해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여순사건은 1948년 10월 여수 14연대에서 발생한 사건 진압 과정에서 백운산과 지리산을 중심으로 무고한 민간인들이 희생된 비극적인 역사다. 사건은 1955년 3월까지 이어졌으며, 희생자들은 오랫동안 이름 없는 묘지에 남겨져 있었다.

이번 발굴로 희생자들의 유해가 정밀 감식을 거쳐 유족들에게 전달되면, 유족들은 오랜 아픔을 위로받고 희생자들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순사건 광양유족회 관계자는 “이번 발굴이 여순사건 진실 규명에 한발 다가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유족들의 아픔이 치유되고 희생자 유족 결정이 신속히 이루어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번 발굴 작업은 희생자들의 명예 회복을 넘어 여순사건의 진실을 밝혀가는 중요한 과정으로 평가받고 있다. 광양시와 중앙위원회의 협력 아래 발굴 작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져 유족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문의 : 광양시 총무과(061-797-3219)

이경희 기자
이경희 기자
'靑春'을 指向한다(samuel Ull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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