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소재 ‘서울대학교 남부연습림 관사’ 관리단체가 국가에서 광양시로 이전됐다.
광양시(시장 정인화)는 지난 12일 관보를 통해 “광양시가 국가유산청으로부터 국가등록문화유산 광양·서울대학교 남부연습림 관사 관리단체로 지정됐다”고 밝혔다.
광양시는 2012년부터 관사 2개 동 방범용 CCTV 설치, 담장, 수목 경관조명 설치 등 관리를 맡았다. 한국자산관리공사와 국가유산청에 관사 이관문제를 지속적 건의했다. 그 결과 2023년 3월 관사 무상사용 및 상주 승인을 받았다.
관사를 활용한 사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것은 올해부터다. 광양시는 지난 1월부터 근대건축 전문가의 강연을 마련해 관사 건물의 구조적 특징, 건물의 건축학적 가치와 문화유산의 가치를 문화관광 해설사들이 알도록 했고, 해설사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 집중했다.
광양 서울대학교 남부연습림 관사는 일제강점기 동경제국대학 남부연습림내에 건립한 직원 관사로 2동의 건물이 나란히 배치된 구조다. 내부는 중복도를 중심으로 실이 배치돼 있다. 방과 방 사이 문지방 윗부분에는 환기창이 설치돼 있다. 벽에는 창틀이 돌출돼 있다. 당시 일본 주택의 공간 구성형식을 엿볼 수 있다.
지난 2월에는 ‘백암 이경모 사진가 기록전’을 열고, 105년 만에 시민의 품으로 상시 개방했다. 5월에는 관사 방문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냉·난방기 설비를 갖췄다. 7월에는 대한민국 한복 명장 이소정과 함께하는 ‘대한민국 명장 한복체험’을 실시, 시민들과 타 지역에서 찾아온 관광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이경모 선생은 1926년 8월 1일 광양에서 아버지 이문화와 어머니 허봉남의 8남7녀 중 3남으로 출생했다. 1939년(14세) 광양보통학교 졸업 후 광주고보에 입학했다. 사진을 하게 된 직접적 계기는 그의 조부가 광주서중학교 입학선물로 카메라를 사줬던 것이 계기라고 전해진다.
서울대학교 남부연습림 관사 내 ‘백암 이경모 사진가 기록전’에는 이경모 선생의 20문20답 가운데 “촬영을 위해 주로 가는 곳은 없으나, 가장 한국적인 사진을 찾아 다닌다. 사진을 찍어 발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찍히는 사람의 입장을 고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한 부분이 눈에 띈다.
이경모 선생이 부친 회갑연을 촬영한 사진. 사진 중앙, 이경모 선생 부친에게 이경모 선생의 아들이 소주잔을 올리는 모습이다. 사진=이경모
광양시는 문화유산을 활용해 다양한 문화예술체험 행사를 개최한 점과 문화유산의 보존과 관리에 세심한 노력을 기울인 점을 부각해 유관기관에 관리단체 지정을 재차 요청했다. 그간의 노력은 마침내 빛을 발했다. 광양시가 국가유산청으로부터 관사의 관리단체로 지정돼 소유권을 받게 됐고, 지난 12일 관보게재를 통해 이 사실을 알렸다.
관리단체 지정은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 제34조제1항, “국가유산청장은 국가지정문화유산의 소유자가가 분명하지 아니하거나 그 소유자 또는 관리자에 의한 관리가 적당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하면 국가지정문화유산 관리를 위하여 지방자치단체나 그 문화유산을 관리하기에 적당한 법인 또는 단체를 관리단체로 지정할 수 있다”는 규정에 의해 이뤄졌다.
관리단체 지정 전까지는 ‘기획재정부’에 관사의 소유권이 있었다. 국가등록유산을 유지 보수하거나 활용하기 위해서는 기획재정부 위임단체인 한국자산관리공사 동의 절차가 필요해 절차적 번거로움이 따랐다. 그러나 이번 관리단체 지정으로 광양시가 관사를 주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김명덕 문화예술과장은 “관리단체로 지정시 국가등록유산 관리와 관련된 기술지도 요청을 통해 체계적인 문화유산 관리와 보존에 필요한 긴급조치 및 수리비용 지원이 기대된다”며, “도심 곳곳에 있는 기존의 관광자원과 연계한 프로그램을 추진하여, 시민들이 휴식과 낭만을 만끽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관사를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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