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률 시인이 지난 9월 30일 광양도서관 4층 다목적강당에서 열린 ‘모두의 인문학’ 특강에서 ‘우리는 사랑하면서 살 수 있을까’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이날 이 시인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와 배려, 혼자 있는 시간의 의미 등을 자신의 경험과 여행 이야기를 곁들여 참석자들과 나눴다. 사진=이호선
지난 9월 30일 광양도서관 4층 다목적강당에서 열린 이병률 시인 초청 ‘모두의 인문학’ 특강에서 시민들이 강연을 듣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지역 주민과 문학에 관심 있는 시민 등 80여 명이 참석해 이 시인과 함께 사랑과 관계, 삶의 의미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이호선
‘모두의 인문학’ 이병률 시인 초청 특강에 앞서 김인옥 씨와 레이크로스기획 대표 양우중 씨가 특별공연을 펼치고 있다. 두 사람은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와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함께 부르며 강연에 앞서 참석자들에게 따뜻한 음악을 선사했다. 사진=이호선
이병률 시인이 강연 후 참석자들에게 자신의 책을 직접 서명해 주며 소통하고 있다(좌). 포스트잇에 적힌 시민들의 질문을 하나씩 뽑아 답변하며 참석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우). 이날 질의응답에서는 독서와 인간관계, 사랑, 시 창작 등에 대한 다양한 질문이 이어졌으며, 초등학교 5학년 학생에게는 꿈과 글쓰기에 대한 따뜻한 조언을 전했다. 사진=이호선
이병률 시인이 지난 9월 30일 광양도서관에서 열린 올해 마지막 ‘모두의 인문학’ 특강을 마친 뒤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는 사회를 맡은 김인옥 씨, 세 번째는 이병률 시인이다. 이날 시민들은 이 시인의 강연을 통해 사랑과 관계,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의 의미를 되새기며 올해 인문학 프로그램의 마지막 여정을 함께했다. 사진=이호선

올해 ‘모두의 인문학’ 마지막 강연…시민 80여 명 참석
관계·사랑·고립·자기성찰 이야기 나누며 문학의 의미 되새겨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청 광양도서관(관장 서유경)은 지난 9월 30일 도서관 4층 다목적강당에서 이병률 시인을 초청해 ‘우리는 사랑하면서 살 수 있을까’를 주제로 올해 마지막 ‘모두의 인문학’ 특강을 개최했다.

이날 강연에는 지역 주민과 문학에 관심 있는 시민 등 80여 명이 참석해 이병률 시인과 함께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와 사랑,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광양도서관의 ‘모두의 인문학’은 ‘도서관을 통해 사람과 세상을 이해한다’를 주제로 지난 4월부터 매월 운영된 인문학 프로그램이다. 이번 강연은 올해 프로그램의 마지막 순서로 마련돼 시민들이 문학을 통해 일상과 인간관계를 돌아보는 자리로 진행됐다.

강연에 앞서 특별 공연도 펼쳐졌다. 여수지역 상담센터 소장이자 음악가로 활동한 김인옥 씨가 사회를 맡고, 레이크로스기획 대표 양우중 씨와 함께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와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불러 참석자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공연은 재능기부로 마련돼 본 강연에 앞서 현장 분위기를 한층 높였다.

이병률 시인은 이날 ‘우리는 사랑하면서 살 수 있을까’라는 주제에 맞춰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와 배려, 떠남과 머무름, 혼자 있는 시간의 의미 등에 대해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특히 기차 안에서 낯선 사람과 충전기를 함께 사용했던 경험 등 일상에서 마주한 작은 에피소드를 소개하며, 우리가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상황 속에도 타인을 배려하고 관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또 30여 년 동안 시를 써오면서 140여 개국을 여행하며 만난 사람과 풍경, 낯선 공간에서 얻은 경험이 자신의 삶과 창작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도 들려줬다. 매년 겨울 삿포로 등을 찾아 미술관과 벼룩시장, 거리의 풍경을 살피며 작품의 소재를 찾는 자신의 창작 과정도 소개했다.

이 시인은 특히 고립되는 시간이 늘어나는 시대일수록 혼자 있는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외부의 인정에만 의존하기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고 그 일에 몰입하면서 스스로를 성장시키는 시간이 중요하다는 취지의 메시지도 전했다.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는 자세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AI에 자신의 생각을 맡기기보다는 필요한 부분에서 보조적인 수단으로 활용하되, 최종적으로는 자신의 생각과 판단을 주체적으로 이끌어가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병률 시인은 최근 출간한 시집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줬다. 시를 쓰는 과정에서 느끼는 고민과 부끄러움, 오랜 시간 작품을 써온 작가로서 독자에게 자신의 작품을 전하는 마음 등을 소개하며 참석자들과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강연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독서와 인간관계, 사랑, 시 창작 등에 대한 시민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한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이 자신의 꿈에 대해 상담을 요청하자 이 시인은 글쓰기에 반드시 특정 전공이 필요한 것은 아니며, 꿈은 하나로 고정된 것이 아니라 삶의 과정에서 유연하게 변화할 수 있다는 취지로 따뜻하게 격려했다.

또 나이가 들면서 같은 책이나 문장을 바라보는 느낌이 달라질 수 있고, 살아온 경험에 따라 문학을 받아들이는 깊이 역시 달라진다는 이야기를 통해 독서와 삶의 관계에 대해서도 참석자들과 생각을 나눴다.

특히 기자가 ‘우리는 사랑하면서 살 수 있을까’라는 강연 제목과 관련해 광양시민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묻자, 이 시인은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는 시대에 그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미리 준비하고, 개인적인 성숙의 기회로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강연은 결국 타인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자신과의 관계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이병률 시인은 좋은 기억을 쌓아가는 삶의 중요성과 함께 앞으로의 삶을 스스로 디자인해 나가는 자세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서유경 광양도서관장은 “올 한 해 ‘모두의 인문학’ 강좌에 함께해 주신 지역민들께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학교 독서교육 강화와 AI 그림책 제작 서비스, 문해력 향상 교육 등 시대의 변화와 시민들의 요구를 반영한 다양한 독서·인문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광양도서관은 올해 ‘모두의 인문학’ 프로그램을 마무리하고, 내년에도 시민들이 문학과 인문학을 통해 사람과 세상을 이해하고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