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첫걸음은 배움에서 시작됐다. 광양시니어클럽에서 열린 홍보콘텐츠 전문가 심화과정에 참여해 사진 촬영, 디지털 콘텐츠 제작 등을 배우고 있는 교육생들의 모습이다. 이 교육은 훗날 시니어홍보기자단 활동에 큰 밑바탕이 됐다. 사진=한재만

김려윤 기자의 63세에 시작한 기자 생활···왜 기자가 되었는가

2023년 9월, 나는 광양시 광양읍으로 이사를 왔다.

예순셋이라는 나이는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에는 늦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나는 오히려 그때부터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싶었다. 익숙했던 생활을 뒤로하고 낯선 도시에서 다시 살아간다는 것은 두려움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설렘도 있었다.

광양에 정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이었다. 아내가 건네준 지역 정보지 하나가 내 삶의 방향을 바꾸었다. 그 안에는 ‘포스코1%나눔재단이 지원하는 광양시니어클럽의 홍보콘텐츠 전문가 과정’ 수강생 모집 안내가 실려 있었다.

기자 경험은 물론 기사 한 편 제대로 써본 적도 없었다. 카메라를 전문적으로 다뤄본 적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원서를 제출했다.

‘배우면 되지.‘

그 한마디가 나를 움직였다. 면접을 거쳐 교육생으로 선발됐고, 교육을 이수한 뒤 2024년 광양시니어클럽 노인일자리 시니어홍보기자단에 지원 선발되어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첫 취재는 긴장의 연속이었다. 행사장에서는 어디에 서야 하는지도 몰랐고, 어떤 사진을 찍어야 하는지, 누구를 먼저 인터뷰해야 하는지도 서툴렀다. 기사 작성은 더욱 어려웠다. 제목 하나를 정하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렸고, 문장을 쓰고 지우기를 반복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힘들다는 생각보다 재미있다는 마음이 더 컸다. 현장을 찾아가 사람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한 편의 기사로 정리하는 과정은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즐거움이었다.

기자라는 직업은 단순히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었다. 지역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사람들의 삶을 남기며, 오늘의 풍경을 내일의 역사로 만드는 사람이었다. 그 사실을 하나씩 알아갈수록 기자라는 일에 더 큰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기자 활동을 시작하면서 나는 스스로에게 한 가지 약속을 했다.

늘 그랬듯이 ‘배움을 멈추지 말자.‘ 20여 년전 취득했던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을 발급받았고, 컴퓨터 활용 능력을 키우기 위해 한글 파워포인트 자격증도 취득했다. 생성형 AI 교육과 디지털 콘텐츠 제작 교육에도 적극 참여했다. 세상이 빠르게 변하는 만큼 기자도 함께 성장해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물론 쉽지만은 않았다.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해야 했고, 다양한 사람들과 협업하는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었다. 기사가 생각처럼 완성되지 않을 때도 있었고, 스스로 부족함을 느낀 날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그런 시간조차 나를 성장시키는 과정이었다. 취재를 통해 사람을 배우고, 글을 쓰며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돌이켜보면 기자가 된 이유는 특별하지 않았다. 유명한 기자가 되고 싶어서도 아니고, 이름을 알리고 싶어서도 아니었다. 나는 단지 지역을 더 알고 싶었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싶었다.

광양에는 오랜 역사를 간직한 마을이 있고, 묵묵히 봉사하는 시민이 있으며,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평범한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삶은 뉴스의 중심에 서지 않을 때가 많지만, 지역을 지탱하는 가장 소중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앞으로 나는 그런 이야기를 기록하는 기자이고 싶다. 화려한 특종이나 메인뉴스 보다 오래 기억되는 기록을 남기고, 빠른 기사보다 따뜻한 시선을 담은 기사를 쓰고 싶다.

예순셋에 시작한 기자 생활은 늦은 도전이 아니었다. 오히려 내 인생에서 가장 큰 배움이 시작된 시간이었다. 그리고 오늘도 나는 현장으로 향한다. 아직 배우지 못한 것이 많기 때문이다.

배움에는 정년이 없고, 기록에는 끝이 없기 때문이다.

다음 2회에는 [연재칼럼] 시니어 기자의 기록

’사람을 기록한다는 것···시니어 기자가 느낀 가장 큰 보람‘을 연재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