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첩 채취는 지금도 전통 방식으로 이어진다. 어민들은 긴 막대 끝에 부채 모양의 ‘거랭이’를 달아 강바닥을 훑은 뒤 망으로 모래를 걸러내는 ‘손틀어업 방식’으로 재첩을 채취한다. 사진=이영순
전남 광양시와 경남 하동을 가로지르는 섬진강 하류는 맑은 수질과 일정한 염도, 모래가 섞인 강바닥을 갖추고 있어 재첩 서식에 있어 최적의 자연 환경을 자랑한다. 사진=이영순
1970년 개업한 진선식당은 56년 전통을 자랑하는 재첩 요리의 명가다. 신선한 채소와 데친 재첩을 듬뿍 넣어 만든 재첩회는 초장과 참기름 양념에 비벼 먹거나 따뜻한 밥 위에 올려 먹으면 별미로 손꼽힌다. 사진=이영순
재첩은 건강식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동의보감에는 피로 해소와 눈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기록되어 있으며, 고단백 식품으로 심혈관 건강 개선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마그네슘이 풍부해 정서 안정과 항체 생성에도 이로운 식재료로 알려져 있다. 사진=이영순

전남 광양 망덕 포구가 사계절 미식 여행지로 주목 받고 있다. 섬진강 하구와 남해 바다가 만나는 이 곳은 계절마다 색다른 제철 음식과 아름다운 풍경을 함께 즐길 수 있어 관광객과 식도락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횟집들이 줄지어 들어선 망덕 포구는 봄부터 겨울까지 늘 활기가 넘친다. 봄이면 민물과 바닷물이 교차하는 기수역에서 자란 벚굴과 재첩이 식탁에 오르고, 여름에는 시원한 물회와 백합조개가 입맛을 사로잡는다. 가을에는 고소한 전어가 제철을 맞아 손님을 불러 모으고, 겨울에는 싱싱한 회와 얼큰한 매운탕이 따뜻한 위로를 전한다.

특히 이 지역을 대표하는 별미는 단연 섬진강 재첩이다. 재첩은 민물과 짠물이 만나는 기수지역에서만 건강하게 자라는 조개로, 예로부터 ‘갱조개’, ‘가막조개’, ‘재치’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어 왔다. 크기는 약 2cm 내외로 자라며 5~6월 산란기를 거친 뒤 뻘과 모래 속에서 성장한다.

전남 광양시와 경남 하동을 가로지르는 섬진강 하류는 맑은 수질과 일정한 염도, 모래가 섞인 강바닥을 갖추고 있어 재첩 서식에 있어 최적의 자연 환경을 자랑한다. 이러한 까다로운 조건 속에서 자란 재첩은 향이 깊고 식감이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해 미식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재첩 채취는 지금도 전통 방식으로 이어진다. 어민들은 긴 막대 끝에 부채 모양의 ‘거랭이’를 달아 강바닥을 훑은 뒤 망으로 모래를 걸러내는 ‘손틀어업 방식’으로 재첩을 채취한다. 이 전통 어업은 섬진강 유역 주민들의 삶과 자연 생태계를 연결하는 중요한 문화유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같은 가치를 인정받아 ‘섬진강 재첩잡이 손틀어업’은 2023년 7월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 세계 중요 농업유산으로 등재됐다. 국내 어업 분야 최초이며, 지역 전통 문화와 생태적 가치가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사례로 평가된다.

광양의 재첩잡이는 보통 5월부터 추석 전후까지 이어진다. 특히 산란철인 5~6월과 장마 이후 월동을 준비하는 9~10월의 재첩은 향이 뛰어나고 살이 올라 가장 맛이 좋다.

재첩은 건강식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동의보감에는 피로 해소와 눈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기록되어 있으며, 고단백 식품으로 심혈관 건강 개선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마그네슘이 풍부해 정서 안정과 항체 생성에도 이로운 식재료로 알려져 있다.

광양 진월면에는 재첩회 하나만으로 오랜 단골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식당이 있다. 1970년 개업한 진선식당은 56년 전통을 자랑하는 재첩 요리의 명가다. 신선한 채소와 데친 재첩을 듬뿍 넣어 만든 재첩회는 초장과 참기름 양념에 비벼 먹거나 따뜻한 밥 위에 올려 먹으면 별미로 손꼽힌다.

섬진강을 따라 펼쳐진 봄꽃 풍경과 함께 광양의 재첩 요리를 맛보는 여행은 자연과 미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다. 섬진강을 따라 흐드러지게 핀 꽃길을 거닐고, 강과 바다가 만나는 기수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신선한 재첩 요리를 즐기는 여정은 봄날 최고의 미식 여행이 된다. 자연이 빚어낸 풍경과 전통의 맛이 살아 숨 쉬는 망덕 포구에서 여유롭고 특별한 시간을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