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중앙도서관, 소설가 공선옥 초청 ‘모두의 서재’ 첫 강연

공선옥 작가는 1991년 ‘창작과 비평’에 소설 ‘씨앗불’이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이후 ‘수수밭으로 오세요'(2002), ‘내가 가장 예뻤을 때'(2009), ‘은주의 영화'(2019), ‘춥고 더운 우리 집'(2021) 등의 작품을 통해 소외된 사람들과 사회적 약자들을 대변해 왔다. 사진=복향옥
강연 후 사인하면서 독자와 담소하는 공선옥 작가. 사진=복향옥

광양중앙도서관이 소설가 공선옥 작가를 초청, ‘2025년 테마가 있는 인문학 ‘모두의 서재’ 첫 번째 강연을 진행했다.

광양중앙도서관은 26일 문화공간 ‘하루’에서 인문학 시리즈 강연 ‘모두의 서재’의 문학 부문 강연을 열었다. 이번 강연은 올해 기획된 네 가지 테마 중 첫 번째로, 소설가 공선옥 작가가 ‘책을 읽는다는 것, 나를 쓰는 일’을 주제로 강연을 맡았다.

공선옥 작가는 1991년 ‘창작과 비평’에 소설 ‘씨앗불’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이후 ‘수수밭으로 오세요'(2002), ‘내가 가장 예뻤을 때'(2009), ‘은주의 영화'(2019), ‘춥고 더운 우리 집'(2021) 등 작품을 통해 소외된 사람들과 사회적 약자를 꾸준히 대변해 왔다.

공 작가는 이날 강연에서 “글은 내가 쓰지만 그게 온전히 나만의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며 “사람은 누구나 우주 만물과 타인으로부터 보고 들으며 습득한 것들이 쌓여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말은 휘발성이 강해서 허무할 때가 많다. 그래서 내가 글을 쓰는지도 모르겠다”며 “내 글이 누군가에게 어떤 모양으로라도 영향력을 끼칠 걸 생각하면 어깨가 무겁다 못해 무섭기까지 하다”고 글쓰기의 무게를 설명했다.

공 작가는 “기성세대가 정말로 후세를 위한다면 ‘자발적 가난’의 태도와 심심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내버려두는 지혜도 필요하다”며 “아이들한테 뭐든지 해주는 바람에 상상력도, 창의력도 없는 상태가 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충남 홍성에 있는 ‘풀무학교’의 모토는 ‘위대한 평민’인데, 세부적으로 들어가 보면 ‘일만 하면 소가 되고, 공부만 하면 도깨비가 된다’고 가르치고 있다”며 “아이들의 정서적인 면만 키워줄 게 아니라 삶에 맞닥뜨리는 자세와 방법을 알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 작가는 “우리는 아이들이 살 만한 세상을 준비하지도 않으면서 아이를 낳고, 빨리 어른이 되라고 등 떠밀고 있다”며 어른답지 못한 사회의 태도를 비판했다.

강연 후반부에서 한 수강자가 전라도 사투리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자, 공 작가는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도 온전한 아일랜드 사투리로 쓰였으며, 백석의 시 역시 평안도 사투리가 있어서 더 맛이 나는 것 아니겠느냐”며 “곡성에서 나고 자란 내가 곡성 사투리를 안 쓰면 우리 아이들이 어디에서 곡성 말을 접하겠나. 나는 앞으로 더욱더, 내 말을 쓸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앞으로 ‘테마가 있는 인문학 ‘모두의 서재”는 ▲심리(6월, 남인숙) ▲철학(9월, 강용수) ▲법률(11월, 천종호) 강연이 예정돼 있다.

문의 : 광양중앙도서관(061-797-3864)

복향옥 기자
복향옥 기자
전 MBC 라디오 작가. 2008년부터 13년간 '그림책 읽어주는 선생님'으로 활동. 현재 글쓰기 모임에서 쓰다, 읽다...

관련기사

댓글을 남겨주세요

댓글을 입력해 주세요!
여기에 이름을 입력하세요.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