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미술관(관장 이지호)이 26일 오후 2시 관내 2층 대강의실에서 ‘전남미술관 MTT 2026 하반기 인문학 아카데미’ 제2강을 지역 주민과 미술 애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했다.
전남미술관 MTT 2026 인문학 아카데미 이번 강연은 전남미술관 이지호 관장이 직접 강사로 나서 ‘피카소 이후 원주민 예술이 바꿔온 현대미술’을 주제로 서구 중심 미술사의 변화와 최신 세계 미술계의 흐름을 다루었다.
이지호 관장은 강연 도입부에서 화가를 평가하는 4가지 기준으로 ➀새로운 시각(실험성) 제시, ➁고유한 조형 언어(개성) 구축, ➂시대와 연결된 담론(시대정신) 형성, ➃미술사 흐름에 미치는 존재(독창성) 등 이라고 했다.
이날 강연에서 이지호 관장은 20세기 초 파블로 피카소를 비롯한 서구 거장들이 아프리카와 오세아니아의 원주민 조각에서 조형적 영감을 얻었으나, 그동안 원주민 예술이 서구 미술사의 혁신을 설명하기 위한 단순한 부속물이나 아카이브 자료로 취급받아 온 한계를 짚었다.
이 관장은 “과거 식민주의적 권력 관계 속에서 원주민 예술의 원래 문화적 의미와 창작자의 이름은 지워진 채 서구의 소유로 전유되었다”며 “그러나 오늘날 세계 미술계는 원주민·흑인·여성·비서구 작가들이 직접 자신들의 역사와 정체성, 공동체의 기억을 주체적으로 표현하는 방향으로 완전히 재편되었다”고 설명했다.
강연에서는 낙서화에서 시작해 현대미술의 거장이 된 장-미셸 바스키아부터 흑인 여성의 몸과 역사를 웅장한 조각으로 풀어낸 사이먼 리, 호주 원주민의 수천 년 역사를 칠판에 기록하며 베니스 비엔날레 황금사자상을 받은 아치 무어, 뉴질랜드 마오리족 전통 기법을 현대 설치 미술로 승화시킨 ‘마타오 컬렉티브’ 등 주요 사례가 폭넓게 소개됐다.
이 관장은 원주민·흑인·여성·비서구 예술이 메이저 갤러리와 국제 아트페어에서 최고가를 기록하며 주류로 부상한 현상을 설명하면서도, 이러한 흐름에 대한 경각심을 함께 제시했다.
이 관장은 “원주민 예술의 주류화는 미술사의 표현 범위를 확충한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자본주의 상업 시스템 속에서 또 다른 대상화나 착취가 일어나는 것은 아닌지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남도 미술의 발전 방향에 대한 시사점도 덧붙였다. 이 관장은 “남도 미술이나 지역 고유의 문화 역시 외부의 양식을 모방하기보다 자기 내면과 고유한 토양, 역사적 서사를 깊이 파고들 때 비로소 세계 무대와 호응하는 독창적인 현대적 언어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강연은 세계 미술사의 거대한 변혁 흐름을 시민들과 공유함으로써 문화적 안목을 넓히고, 지역 미술관이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복합 문화 지식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전남미술관은 향후에도 국내외 정상급 미술사학자와 전문가들을 초빙해 수준 높은 강연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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