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면 섬진강변에는 특유의 풍경이 펼쳐진다. 이른 새벽, 강물 위에 쪽배를 띄운 채 손으로 틀을 밀어 재첩을 건져 올리는 모습이다. 기계도 아니고, 요령도 아닌, 오직 사람의 손과 강물의 흐름이 빚어내는 장면이다.
그 오래된 풍경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섬진강 재첩잡이 손틀어업’은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인정한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으로 등재됐다. 단순한 어업 방식을 넘어, 자연과 인간이 오랜 세월 함께 빚어온 삶의 방식 자체를 세계가 인정한 셈이다.
숫자도 이를 뒷받침한다. 여행 플랫폼 아고다의 ‘2026 트래블 아웃룩 리포트’를 인용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광양 지역 숙소 검색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8% 증가해 전국 주요 제철 미식 여행지 가운데 세 번째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창원의 미더덕(34%), 서천의 주꾸미(30%)에 이은 수치다. 재첩 한 그릇이 사람들을 광양으로 불러들이고 있다.
재첩국의 매력은 단순하다. 담백하고 시원하다. 해장으로도, 아침 식사로도 손색이 없다. 국뿐 아니라 회무침과 전으로도 상에 오른다. 광양에는 재첩 외에도 광양불고기·광양닭숯불구이·벚굴·전어 등 사계절 내내 여행자의 발길을 붙드는 먹거리가 이어진다. 여기에 김 양식의 기원을 품은 광양김시식지까지, 미식과 전통과 생태가 한 도시 안에 고루 담겨 있다.
음식 하나가 지역을 살린다는 말이 실감 나는 시대다. 맛집 한 곳이 골목을 바꾸고, 제철 식재료 하나가 숙박 수요를 끌어올린다. 광양의 재첩이 그 증거다. 섬진강이 길러낸 작은 조개 한 알이, 오늘도 조용히 광양을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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