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19일, ‘손틀어업’으로 잡는 광양·하동 섬진강의 보물 재첩의 맛을 소개하는 뉴스 장면. 사진=KBS 뉴스 스틸컷
유네스코 및 세계중요농업유산 용어해설, 자료= 해양수산부, 자료정리= 박준재

섬진강 하구에서 수백 년간 이어져 온 재첩잡이 손틀어업이 유엔식량농업기구(FAO)로부터 세계적으로 보존해야 할 농업유산으로 공식 인정받았다.

해양수산부와 농림축산식품부는 10월 3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FAO 본부에서 열린 인증서 수여식에서 ‘광양·하동 섬진강 재첩잡이 손틀어업’이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으로 등재됐다고 11월 2일 밝혔다.

재첩잡이 손틀어업은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역에서 거랭이 등 전통 도구를 이용해 재첩을 채취하는 독특한 어업 방식이다. 청정한 섬진강 하구 생태계를 기반으로 지역 주민의 생계를 유지해 온 전통 어업으로,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농업시스템으로 평가받았다.

이번 등재에는 섬진강 재첩잡이 외에도 △제주 해녀어업 △남해 지족해협 죽방렴어업 △울진 금강송 산지농업시스템이 함께 포함됐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농업유산 6개, 어업유산 3개 등 총 9개의 세계중요농업유산을 보유하게 돼 중국(25개), 일본(17개)에 이어 세계 3위의 농업유산 보유국이 됐다.

세계중요농업유산은 FAO가 2002년부터 운영 중인 국제 인증제도로, 전통적 농어업시스템과 생물다양성을 보존하면서 지역 주민의 생계를 지속가능하게 유지하는 ‘살아있는 농업시스템’을 인정하는 제도다. 현재 전 세계 29개국 102개 유산이 등재돼 있다.

제주 해녀어업은 맨몸 잠수로 해산물을 채취하는 전통 어업으로 불턱과 해신당 등 독특한 문화적 가치가 높이 평가됐다. 남해 죽방렴어업은 삼국시대부터 이어진 전통 어법으로, 대나무로 만든 V자형 발을 이용해 물살의 힘으로 물고기를 잡는 방식이다. 울진 금강송 산지농업은 왕실이 황장봉산으로 지정해 보호한 금강송 군락지에서 지역 공동체가 산림계를 조직해 산림을 지켜온 농업시스템이다.

수여식과 함께 열린 전시회에서는 각 인증 지역의 수공예품과 가공식품이 소개돼 한국 농어업유산의 독창성과 지속가능성을 알렸다. 한국은 지난 10월 16일 FAO 박물관에 ‘제주해녀상’을 영구 기증하기도 했다.

정부 관계자는 “재첩잡이 손틀어업을 비롯한 이번 인증은 우리 전통 농어업이 단순한 생산 활동을 넘어 생태·문화·공동체 가치를 함께 지켜온 유산임을 세계가 인정한 것”이라며 “신안·부안 갯벌 천일염업, 구례 산수유 농업, 의성 전통수리 농업시스템 등 추가 등재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나라는 2013년 청산도 구들장논과 제주 밭담을 시작으로 지난 12년간 꾸준히 전통 농어업유산의 가치를 국제사회에 알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