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장의 사진이 기사를 완성한다···사진은 말보다 먼저 현장을 보여준다’
기자 생활을 처음 시작했을 때 나는 사진을 그저 기사의 내용을 보여주는 보조자료 정도로 생각했다. 기사를 잘 쓰는 것이 중요하고, 사진은 행사 현장에서 몇 장 찍어 첨부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취재를 계속하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사진 한 장이 기사의 분위기를 바꾸고, 때로는 글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처음 취재를 나갔을 때는 사진을 어떻게 찍어야 하는지도 잘 몰랐다. 행사장에 도착하면 무대와 참석자들을 중심으로 사진을 찍었다. 단체사진을 찍고, 주요 인사의 모습도 담았다. 사진이 많으면 좋은 줄 알고 셔터를 여러 번 누르기도 했다.
그러나 집에 돌아와 사진을 정리하다 보면 비슷한 사진이 너무 많았다. 사진은 많은데 정작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 사진인지’ 설명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었다.
그때부터 사진을 조금 다르게 바라보기 시작했다. ‘이 사진을 보는 사람이 현장에 없었어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있을까?’ 취재할 때마다 스스로에게 이 질문을 던져보기 시작했다.
행사장 무대만 찍는 것이 아니라 행사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담았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의 표정, 다른 사람을 돕는 봉사자의 손길, 프로그램에 집중하는 참가자의 모습도 카메라에 담으려고 했다. 그러다 보니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단순히 장면을 저장하는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의 의미를 선택하는 일이었다. 사진 한 장에는 기자가 무엇을 중요하게 보았는지가 담긴다. 같은 행사장에 열 명의 기자가 있어도 서로 다른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누군가는 무대 위의 주요 인물을 찍고, 누군가는 행사에 참여한 시민을 찍는다. 또 누군가는 행사장 한쪽에서 묵묵히 일하는 사람을 발견할 수도 있다.
어떤 사진이 더 좋은 사진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기사의 내용과 사진이 서로 연결될 때 독자는 글을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봉사활동을 소개하는 기사라면 행사장 앞에서 찍은 단체사진만으로는 봉사활동의 의미를 충분히 보여주기 어렵다. 봉사자가 직접 물품을 나르고, 어르신에게 음식을 건네고, 땀을 닦으며 잠시 웃는 모습. 그런 장면 한 컷이 오히려 기사에 담긴 이야기를 더 잘 보여줄 수 있다.
사진에는 글로 설명하기 어려운 순간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특히 사람의 표정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다. 기쁜 표정, 긴장한 표정, 누군가를 바라보며 웃는 표정, 일에 집중하는 모습. 그 순간의 표정은 기사에 쓰인 몇 문장보다 더 솔직하게 현장의 분위기를 전달하기도 한다.
물론 사진을 찍는 데도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 사진은 사실을 왜곡해서는 안 된다. 좋은 장면을 만들기 위해 상황을 연출하거나, 실제와 다른 모습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사람의 얼굴을 담을 때는 상황에 따라 촬영과 사용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
특히 시니어 기자로서 사람을 취재할 때는 더욱 조심스럽다. 사진 속 주인공은 단순한 피사체가 아니라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진을 찍을 때도 ‘좋은 사진을 얻어야 한다’는 생각보다 ‘이 사람에게 불편함을 주지는 않을까’를 먼저 생각하려고 한다.
3년 동안 기자 생활을 하면서 사진을 보는 눈도 조금씩 달라졌다. 예전에는 사진을 찍은 뒤 기사를 썼다면, 이제는 현장에서 사진과 기사를 함께 생각한다. ‘이 장면을 사진으로 어떻게 남길 것인가.’ 그리고 ‘이 사진이 기사에서 어떤 이야기를 해줄 수 있을까’ 두 가지를 함께 생각한다.
사진은 기사보다 먼저 독자의 눈에 들어온다. 온라인 기사에서는 특히 그렇다. 독자는 제목을 보고 사진을 본 뒤 본문을 읽을지 결정하기도 한다. 그만큼 사진은 기사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나는 사진의 역할이 단순히 독자의 시선을 끄는 데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진은 그날 그곳에 실제로 있었음을 보여주는 기록이기도 하다. 시간이 지나면 행사는 끝나고 사람들의 기억도 조금씩 희미해진다.
하지만 사진 한 장이 남아 있으면 그때의 장소와 사람, 표정과 분위기를 다시 떠올릴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이제 사진을 기사에 붙이는 자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진도 기사다. 때로는 사진 한 장이 긴 기사보다 더 많은 말을 한다.
63세에 기자를 시작하면서 글쓰기만 배우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현장을 다니며 배운 것은 글쓰기만이 아니었다. 사람을 바라보는 법을 배우고, 이야기를 듣는 법을 배웠으며, 순간을 기록하는 사진도 조금씩 배웠다. 아직 사진을 잘 찍는 전문 사진기자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히 알게 됐다. 좋은 사진은 비싼 카메라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현장을 바라보는 눈, 사람을 존중하는 마음, 그리고 무엇을 기록해야 하는지 생각하는 기자의 시선에서 좋은 사진이 시작된다.
오늘도 나는 취재 현장에서 사진을 찍을 것이다. 사진 한 장을 찍기 전에 잠시 주변을 바라본다. 그리고 생각한다. ‘이 순간을 어떻게 남겨야 훗날 다시 보아도 그날의 이야기가 살아날까’ 그렇게 찍은 한 장의 사진이 때로는 기사 한 편의 시작이 되고, 때로는 기사를 완성하는 마지막 한 줄이 된다.
기자는 글로 기록하지만, 사진으로 그 순간을 증명한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가방과 수첩을 챙긴다. 현장에는 아직 기록하지 못한 이야기가 많기 때문이다.
다음 8회에는 [연재칼럼] 시니어 기자의 기록 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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