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5월부터 시행되는 ‘응급실 뺑뺑이 금지법’ 등 국민 편익을 위한 73건의 법률 공포안이 의결됐다. 자료= 법제처, 그림= 픽사베이 합성

응급환자가 여러 병원을 전전하는 ‘응급실 뺑뺑이’가 사라진다. 상가 관리비도 투명하게 공개되고, ‘근로자의 날’은 ‘노동절’로 명칭이 바뀐다.

법제처는 4일 국무회의에서 국회를 통과한 73건의 법률 공포안을 의결했다고 지난 4일 밝혔다. 이 중에는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 이행을 위한 12건의 법률이 포함됐다.

응급환자 이송 골든타임확보

이번에 의결된 법률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다. 응급실과 119구급대 간 전용전화를 개설해 응급환자 수용 가능 여부를 신속하게 확인하고 환자를 이송할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119구급대원들은 여러 병원에 전화를 걸어 응급환자를 받을 수 있는지 일일이 확인해야 했다. 환자가 위급한 상황에서도 병원을 찾지 못해 여러 병원을 돌아다니는 일이 빈번했다.

개정안은 응급의료기관의 시설·인력·장비 현황과 환자 수용 능력에 관한 사항을 ‘응급의료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개하도록 규정했다. 이 법은 내년 5월부터 시행된다.

상가 관리비 투명하게공개

상가 관리비 제도 개선을 위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안도 내년 5월 시행된다. 표준계약서에 관리비 항목을 포함하도록 했으며, 임대인은 임차인이 요청할 경우 관리비 내역을 반드시 제공해야 한다.

이는 일부 임대인이 관리비를 인상해 임차료 증액 한도(5%)를 우회하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소상공인들은 그동안 관리비 내역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채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어왔다.

근로자의 날에서 노동절

현행 ‘근로자의 날 제정에 관한 법률’이 ‘노동절 제정에 관한 법률’로 변경돼 내년부터 달력 표기 명칭이 ‘근로자의 날’에서 ‘노동절’로 바뀐다. ‘근로자’라는 용어가 일제강점기 잔재라는 지적에 따라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노동절’로 명칭을 변경한 것이다.

사회적 약자 보호 강화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한 법률도 다수 포함됐다.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은 도서·벽지·농어촌·인구감소지역 어린이집에 대한 운영경비를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추가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인구가 줄어드는 지역에서도 어린이집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새롭게 제정된 ‘장애인평생교육법’은 장애인의 자립생활 능력과 사회적응력 강화를 위한 평생교육 지원 체계를 규정했다. 장애인도 나이와 관계없이 필요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법적 기반이 마련됐다.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 개정안은 아동복지시설을 퇴소한 자립준비청년의 학자금대출 이자를 면제하도록 했다. 시설을 떠나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청년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다.

산업현장 규제 완화도

경제와 산업현장의 편의를 높이는 법률도 포함됐다.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자체등급분류사업자가 온라인 비디오물 광고·선전물의 청소년 유해성 여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해 온라인 유통 절차를 간소화했다.

‘약사법’ 개정안은 의약품 대체조제 정보를 공유하는 대체조제 정보시스템 구축 근거를 마련해 의사와 약사 간 정보 전달을 효율화했다. 처방받은 의약품이 없을 때 유사한 의약품으로 대체 조제하는 과정이 더욱 신속하고 정확해질 전망이다.

‘위생용품 관리법’ 개정안은 위해 우려가 낮은 위생용품의 수입신고와 수리 절차를 자동화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규정해 통관 절차를 간소화했다.

이번에 의결된 73건의 법률은 대부분 내년 5월부터 시행돼 국민 생활 전반에 걸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