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양YMCA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문형배 전 헌법재판관(현 KAIST 초빙석좌교수) 초청 강연회가 23일 오후 2시 광양시청소년문화센터에서 열렸다.
이날 문 전 재판관은 ‘호의의 선순환이 세상을 바꾼다’를 주제로 사회 통합과 민주주의, 청년 문제, 시민사회의 역할에 대해 강연했다.
문 전 재판관은 자신의 성장 과정에서 받은 도움을 소개하며 호의의 선순환이 가진 힘을 강조했다. 그는 학창 시절 김장하 선생의 장학금을 받고 공부했으며, 사법시험 합격 후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 찾아갔을 때 “나에게 갚을 필요는 없다. 당신을 길러준 사회에 갚아라”는 말을 들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세상은 구름처럼 갑자기 변하는 것이 아니라 나무처럼 성장하며 변화한다”며 “정권이 바뀌더라도 좋은 정책은 계승하고 충분한 숙고를 거쳐 점진적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 경제 규모를 갖고 있지만 사회는 극심한 분열 상태에 놓여 있다”며 “정치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사회 통합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원칙의 일관성과 상호 신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로 다른 잣대를 적용하거나 상대를 악마화하는 태도로는 통합이 불가능하다”며 “문제점과 대안을 함께 논의하는 공론의 장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 전 재판관은 최근 사회 갈등의 원인으로 가장 먼저 정치 양극화와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 경제적 불안정을 꼽았다. 그는 하버드대 정치학과 교수 대니얼 지블랫의 저서 『민주주의는 어떻게 죽는가』를 인용하며 “이 세 가지 요소가 서로 영향을 주면서 민주주의를 취약하게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사회 문제를 정부와 정치만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며 시민사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시민사회가 사회 통합의 마중물이 돼야 하며 각자도생만으로는 공동체를 유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청년 문제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그는 “20대 대학생들은 극우화된 세대가 아니라 취업과 주거 문제 속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대”라며 “청년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안정적인 주거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국가의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년 연장이나 수사권 문제보다 사회 통합과 민생 회복이 더 시급한 과제”라며 “정치권 역시 대결보다 협력과 타협의 정치를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전 재판관은 미국 MIT 경제학과 교수이자 2024년 노벨경제학상 공동수상자인 사이먼 존슨의 견해를 소개하며 “개인의 성취는 노력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축적해 온 인프라와 공동 자산 위에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강연 말미에는 ‘호의의 선순환’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 누군가에게 베푼 호의는 결국 다른 형태로 사회에 돌아온다”며 “상대방이 직접 갚지 못하더라도 사회가 대신 갚는다”고 말했다.
또 “인간은 연대와 협력을 통해 발전해 온 존재”라며 “여력이 있다면 이웃과 공동체를 위해 나누고 베풀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앞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꿀 사람들은 젊은 과학자와 연구자들”이라며 “연대와 공생, 공존의 가치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광양YMCA는 이번 강연을 사전 신청자 100명으로 참석 인원을 제한해 운영했다. 행사에는 시민과 YMCA 회원, 청년 등이 참석해 사회 통합과 민주주의, 청년 문제, 시민사회의 역할 등에 대한 문 전 재판관의 견해를 경청하며 공감과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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