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 옥곡면에 자리한 정원 ‘일곱계절’이 지난 9월 30일 ‘일곱계절 여는 날’ 행사를 통해 시민들에게 문을 열었다. 정원 여는 날 행사 기념사진. 앞줄 왼쪽부터 네 번째가 서순미 정원주. 사진=광양시
정원은 6,300㎡ 규모에 510종, 1만 7,254본의 식물이 자라고 있으며 방문객들은 여러 식물의 특성과 계절마다 변화하는 자연을 느낄 수 있다. 정원은 연중무휴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며, 입장료는 5,000원이다. 개인 관람은 별도 예약 없이 가능하고 단체 관람은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 ‘일곱계절’ 정원 전경. 사진=광양시
‘일곱계절’은 정원 안으로 개울이 흐르고 개울에는 식물은 물론 다양한 생물이 살아가는 터전이자 정원의 생태적 가치를 더하는 공간이다. 개울 물이 흐르는 수변 생태 정원의 모습. 사진=정경환
서순미 정원주는 “정원은 내가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존재이자 삶 그 자체”라며 “날마다 변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싫증을 느끼지 않게 하고 매일이 새롭다”고 전했다. 기자와 정원주가 인터뷰 하는 모습. 사진=정경환

광양시 옥곡면에 자리한 정원 ‘일곱계절’이 지난 9월 30일 ‘일곱계절 여는 날’ 행사를 통해 시민들에게 문을 열었다.

서순미 정원주(主)가 7년 동안 정성껏 가꿔 온 이곳은 ‘2026년 전라남도 예쁜정원 콘테스트’ 개인정원 부문 대상을 수상한 데 이어,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제35호 민간정원으로 등록되며 광양 최초의 민간정원이라는 이름도 얻게 됐다.

정원 이름인 ‘일곱계절’에는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다. 봄·여름·가을·겨울의 사계절에 초봄과 초여름, 늦가을을 더해 한 해의 변화를 일곱 시기로 나눈 것이다. 이는 사람의 기준이 아닌 식물의 관점에서 계절을 바라보려는 시도이자, 자연의 흐름에 순응하며 생명과 공존하고자 하는 정원주의 자연주의 철학을 담고 있다.

6,300㎡ 규모의 정원에는 510종, 1만 7,254본의 식물이 자라고 있다. 수변생태정원과 암석정원 등 다채로운 공간은 식물마다 지닌 고유한 특성을 보여주고,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자연의 표정을 가까이에서 느끼게 한다. 특히 정원 안으로 자연스럽게 흐르는 개울에는 식물은 물론 다양한 생물이 살아가는 터전이자 정원의 생태적 가치를 더하는 공간이다.

정원을 찾은 순천 시민은 “첫인상부터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이 느껴졌고, 그 모습에서 평온함을 얻었다”며 “주변 마을과 논, 산이 정원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마치 고향 들녘의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고 말했다.

자연이 만들어낸 다채로운 풍경과 생명의 조화를 품은 ‘일곱계절’. 그곳에는 식물을 가꾸는 일을 넘어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삶을 실천해 온 정원주의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정원을 시작한 계기부터 자연주의 정원에 담긴 철학, 그리고 정원주에게 정원이 갖는 의미까지 서순미 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정원을 가꾸기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특별한 꿈이나 거창한 동기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저 정원을 가꾸며 살아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고, 함께할 수 있는 언니와 뜻이 맞아 시작하게 됐습니다.

Q. 올해 예쁜정원 콘테스트에서 대상을 수상하고 민간정원으로 등록되는 성과를 거두셨습니다. 소감이 어떠신가요?

A. 귀농한 뒤 귀농 관련 단체에서 활동했던 경험이 밑바탕이 됐습니다. 여기에 광양시의 적극적인 지원이 더해졌고, 자연주의 정원에 대한 저의 철학과 그것을 한 땀 한 땀 몸으로 실천해 온 노력을 좋게 평가해 주신 것 같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Q. ‘일곱계절’만의 특별한 특징은 무엇인가요?

A. 가장 큰 특징은 정원 안으로 개울이 흐른다는 점입니다. 식물에 필요한 물을 인공적인 방식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연 친화적인 구조를 통해 공급할 수 있도록 조성했습니다.

두 번째는 생물다양성이고, 세 번째는 자연주의 정원이라는 점입니다. 공식 기록에는 식물 500여 종으로 표기돼 있지만, 실제로는 1,000여 종에 가까운 다양한 식물이 자라고 있습니다.

개울에는 다슬기와 작은 물고기, 수생 곤충이 살고, 이들을 찾아 새들도 날아옵니다. 식물만 아름답게 가꾸는 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생명이 함께 살아가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이 지역에서는 흔히 보기 어려운 자연주의 정원을 추구해 왔는데, 여러 생물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제가 품어 온 철학과 신념이 조금씩 완성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Q. 정원을 가꾸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A. 무엇보다 풀 뽑기가 가장 힘들고, 그다음은 병충해 방제입니다. 주변이 논농사를 짓는 지역이다 보니 논에서 유입되는 병충해를 관리하고, 피해가 발생했을 때 복구하는 일이 쉽지 않았습니다. 정원을 가꾸는 일은 아름다운 풍경을 만드는 것뿐 아니라, 끊임없이 돌보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Q. 정원주에게 ‘일곱계절’은 어떤 의미인가요?

A. 저에게 정원은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존재이자 삶 그 자체입니다. 다양한 취미를 가져 봤지만, 정원은 세월이 흘러도 싫증을 느끼지 않게 합니다. 날마다 변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매일 새로움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다시 태어나더라도 정원사가 되고 싶을 만큼 매력적인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