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운(上雲)마을 문화유산③]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142호 석조지상보살 반가상

광양시 옥룡면 상운(上雲) 마을엔 문화유산·유적으로 중흥산성, 중흥사, 쌍사자 석등(모조품), 3층 석탑, 석조 지장보살 반가상 등 보존 가치가 높은 문화유산들이 있다. 1962년 국보 제103호로 지정된 광양 중흥산성 쌍사자 석등은 1931년 일제강점기에 광양을 떠나, 1932년 경복궁 자경전 앞에 이건(移建)됐고, 해방 이후 1959년 경무대, 1960년 덕수궁으로 옮겨졌다가 1986년 국립중앙박물관 야외정원으로 옮겨 전시되다 1990년부터 국립광주박물관에 있다. 광양시는 시민들과 함께 쌍사자 석등 제자리 찾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광양시민들의 염원을 담아 쌍사자 석등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싣는 순서]

1편 국보 제103호 쌍사자 석등(雙獅子 石燈)
2편 보물 제112호 삼층 석탑
3편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142호 석조 지장보살 반가상
4편 국보 제103호 쌍사자 석등 수난사

광양시 옥룡면 상운마을에 위치한 중흥사(中興寺)는 오래된 사찰로, 경내에 ‘석조 지장보살 반가상’이 있다. 이 불상은 지장보살이 연화대좌위에 반가자세를 하고 앉아 있는 모습으로, 높이는 78cm다.

지장보살은 명부(冥府)에서 고통받는 중생을 구원하기 전에는 성불하지 않겠다고 맹세한 보살이다. 이러한 맹세는 지장보살을 연민과 자비의 상징으로 만든다. 본래 중흥사의 삼층석탑 옆에 있었던 이 불상은 1978년 도난을 당해 서울로 불법 반출됐으나, 이듬해 다시 돌아와 현재는 요사채(寮舍寨)에 봉안돼 있다.

‘석조 지장보살 반가상’은 1986년 2월 7일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142호로 지정됐다. 이 불상은 중형의 반가상으로, 통례와는 달리 왼쪽 발을 가부좌(跏趺坐)하고 오른발을 내리고 있는 독특한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러한 형식은 강진 무위사 극락전에 있는 삼존불 가운데 오른쪽 지장보살의 형식과 유사하다.

가부좌(跏趺坐)는 부처의 좌법(坐法)으로, 좌선할 때 앉는 방법 중 하나다. 왼쪽 발을 오른쪽 넓적다리 위에 놓고 오른쪽 발을 왼쪽 넓적다리 위에 놓고 앉는 것이 ‘길상좌’이며, 그 반대를 ‘항마좌’라 한다. 손은 왼 손바닥을 오른 손바닥 위에 겹쳐 배꼽 밑에 편안히 놓는다.

이 불상은 좌대와 함께 1석으로 조각됐으며, 머리에 걸친 두건이 양쪽 귀를 가리고 어깨 아래 부분까지 흘러내린 모습이다. 이런 두건을 쓴 존상으로 지장보살 혹은 나한이 있는데, 이 상은 반가좌하고 연화대좌에 앉은 점 등으로 미뤄 지장보살을 표현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마에는 두건을 쓴 1조선의 띠가 선명하며, 얼굴은 동안의 티가 아직 가시지 않은 천진스러운 모습을 띠고 있다. 눈은 반개해 약간 아래로 내려다보고 있으며, 코는 손상을 입어 시멘트로 보수했다. 목에 삼도가 보이지만, 목부분이 균열되어 시멘트로 보수됐다.

법의(중이 입는 가사나 장삼 따위의 옷)는 보통 불상에서 볼 수 있는 법의와 달리 장삼에 가사를 걸친 모습으로 표현됐다. 가슴에는 가사를 고정한 띠와 띠의 매듭이 표현돼 있다. 하단부로 내려와서는 군의 자락이 아닌 두루마기 같은 형태로 조식됐고, 이러한 불상의 의문은 우리나라 불상에서는 보기 드문 특이한 것이란 평이다.

양손과 왼쪽 발끝은 시멘트로 다시 만들어졌다. 이 불상의 독특한 특징들은 우리나라 불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희귀한 요소들로, 고유한 미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좌대는 장방형, 즉 직사각형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 이 좌대의 앞면과 좌우 양측에는 8엽 복련이 조각돼 있고, 이는 아래로 향하고 있는 연꽃잎을 의미한다. 이러한 연꽃잎 조각은 좌대의 뒷면에서는 생략돼 있다.

중대석은 좌대의 전후 좌우에 아무런 문양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상대석에는 앙련, 즉 위로 향하고 있는 연꽃잎이 조식돼 있다. 좌우에는 단엽의 연꽃이 새겨져 있어 간결하면서도 아름다운 디자인을 자랑한다.

이 좌대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화강암이 아닌, 그 질이 단단한 점판암으로 만들어졌다. 조성 시기를 추정해보면, 두건을 쓴 지장보살의 도상이 고려 후기부터 조선 전기까지 다수 등장하는 점을 고려, 이 좌대 역시 고려 후기나 조선 전기에 제작됐을 것으로 본다.

[참고문헌]
『호남의 불교문화와 불교유적』(최인선 외, 백산서당, 1998)
「광양군의 불교문화유적」(최인선『광양군의 문화유적』,순천대학교 박물관·광양군, 1993)

한재만 기자
한재만 기자
광양 P사 32년 근무, 정년퇴직. 취미활동 : 사진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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