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 광양 백운산 자락을 찾는 등산객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간식이 있다. 바로 57년 전통을 자랑하는 ‘옛날쑥붕어빵’이다. 산행을 마치고 내려오는 길목에서 따끈하게 구워낸 붕어빵의 향기는 등산객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광양 옥룡에는 백운산을 오르거나 둘레길을 걷고 내려오는 길에 등산객들이 자연스럽게 들르는 작은 가게가 있다. 비닐 문이 달린 소박한 가게지만, 가게 앞에는 늘 붕어빵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산을 오르는 ‘산꾼’들에게는 일종의 ‘참새방앗간’ 같은 곳이다.
이곳의 붕어빵 가격은 지금도 1000원에 두 개. 시중의 붕어빵보다 크고 통통한데도 가격을 올리지 않고 있다. 가게 주인인 백순철(81) 대표는 “평생 찾아준 단골들에 대한 보답”이라며 웃는다.
가게 안에서 구워내는 붕어빵만으로는 수요를 따라가기 어려워, 가게 밖에서는 백 대표가 작은 동그란 안경을 콧등에 걸친 채 트럭 위에 앉아 붕어빵을 열심히 굽고 있다. 이 낡은 트럭은 그의 장사의 시작이자 평생 가족을 먹여 살린 고마운 생업의 터전이다. 작은 가게를 마련하기 전까지 그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이 트럭에서 붕어빵을 구워 팔았다.
백 대표가 붕어빵 장사를 시작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57년 전이다. 그는 “가세가 기울어 밑천이 많이 들지 않고 기술이 없어도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시작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아이들이 중고등학교 다닐 때는 아버지가 붕어빵 장사하는 게 창피하다며 그만두길 바라기도 했다”며 잠시 말을 멈췄다. 힘들었던 기억이 떠오른 듯 그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당시 백운산 일대는 지금처럼 교통이 편리하지 않았고, 찾는 사람도 많지 않았다. 시골 마을에서 주전부리를 사 먹을 여유가 있는 사람도 드물었다. 그럼에도 그는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붕어빵을 구워 가족의 생계를 이어왔다.
요즘은 붕어빵도 프랜차이즈화되어 팥소와 반죽을 공급받아 굽기만 하면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가게는 지금도 팥소와 반죽, 쑥까지 직접 준비한다. 이런 정성이 더해져 이곳 붕어빵만의 독특한 맛을 만들었고, 이제는 전국에서 찾아오는 팬들도 생겼다.
가게 안에서는 둘째 아들이 서빙을 맡고, 둘째 며느리는 어묵을 담아 손님들에게 건넨다. 부인은 바쁜 손놀림으로 붕어빵을 굽는다. 57년 동안 이어온 작은 가게는 이제 가족이 함께 지켜가는 삶의 터전이 됐다.
백운산 아래서 시작된 작은 붕어빵 장사가 세대를 넘어 이어지고 있다. ‘옛날쑥붕어빵’ 가게가 앞으로도 오랜 세월 서민들의 정겨운 간식으로 사랑받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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