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비만 이미지로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 픽사베이
2024년도 지역사회 건강조사 개요, 자료= 질병관리청, 자료정리= 박준재
남성 비만율은 41.4%, 여성은 23.0%로 남성이 여성보다 약 1.8배 높았다. 남성의 경우 사회생활을 활발히 하는 30대(53.1%)와 40대(50.3%)가 비만율이 높아 약 2명중 1명이 비만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여성은 고령층인 60대(26.6%)와 70대(27.9%)에서 상대적으로 비만율이 높았다. 자료= 질병관리청, 자료정리= 박준재
비만인 중에서 남성 77.8%, 여성 89.8%가 스스로 비만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 질병관리청, 자료정리= 박준재

한국 성인 비만율이 지난 10년간 30% 이상 급증했으며, 남성이 여성보다 1.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은 10일 ‘2024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성인 비만율이 34.4%로 집계됐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이는 10년 전인 2015년 26.3%(4명 중 1명)에 비해 약 30.8%나 증가한 수치다. 특히 남성 비만율은 41.4%로 여성(23.0%)보다 약 1.8배 높았다.

연령대별로 보면 남성은 30대(53.1%)와 40대(50.3%)에서 2명 중 1명이 비만인 반면, 여성은 60대(26.6%)와 70대(27.9%)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비만율을 보였다. 이번 조사는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약 23만 명을 대상으로 올해 5월부터 7월까지 실시됐다.

지역별 격차도 뚜렷전남·제주 36.8% vs 세종 29.1%

지역별로는 전남과 제주가 36.8%로 가장 높은 비만율을 기록했고, 세종시가 29.1%로 가장 낮았다. 시·군·구 단위로 보면 충북 단양군(44.6%)이 가장 높고, 경기 과천시(22.1%)가 가장 낮아 약 2배 차이를 보였다.

최근 10년간 전국 17개 광역시도 모두에서 비만율이 증가했다. 전남이 11.4%포인트 상승(25.4%→36.8%)하며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고, 울산과 충남이 뒤를 이었다. 반면 세종은 2.9%포인트 증가에 그쳐 상대적으로 완만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OECD 평균보단 낮지만 증가세 지속건강관리 필요

OECD 보건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과체중 및 비만 비율(36.5%)은 OECD 평균(56.4%)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일본(26.0%) 다음으로 낮은 편이지만, 서구화된 식단과 생활습관 변화로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어 우려된다.

전 세계적으로도 비만율이 급증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비만을 선진국뿐 아니라 개발도상국에서도 심각한 공중보건 문제로 규정하고 있다.

비만, 암 발생 위험 높여체중 5% 줄이면 효과

비만은 단순히 체중이 늘어난 상태가 아니라 여러 질병의 원인이 된다. 특히 대장암, 간암, 췌장암, 신장암, 자궁내막암, 식도암, 유방암 등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제대 윤영숙 교수는 “비만은 만성염증을 일으켜 세포 손상을 초래하고, 인슐린 저항성 증가로 암세포가 자라기 좋은 환경을 만든다”며 “특히 폐경 후 여성은 지방조직에서 에스트로겐이 많이 생성돼 유방암·자궁내막암 위험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체중을 5~10%만 줄여도 효과가 있다. 혈당과 인슐린 저항성이 개선되고 만성 염증반응이 줄어들며, 호르몬 균형이 회복돼 암세포 증식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비만 치료제만으론 부족식이조절·운동 필수

최근 효과적인 비만 치료제들이 잇따라 개발되면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약물에만 의존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경희의료원 박정하 교수는 “비만 치료제는 일정 체중감소 후 정체구간이 있고, 약물 중단 시 요요현상이 발생한다”며 “식이조절과 운동을 병행하지 않으면 영양결핍, 근육량 감소, 골밀도 감소 등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이 권장하는 체중 관리법은 다음과 같다. 하루 세끼를 규칙적으로 먹되, 매 끼니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고 잡곡밥 반 공기와 단백질(계란, 생선, 닭고기 등)을 먹는다. 체중 1㎏당 하루 1~1.5g의 단백질 섭취가 권장된다. 운동은 중강도(숨이 차고 땀이 나는 정도) 이상을 주 150분 이상, 근력운동을 주 2회 이상 하는 것이 좋다.

개인 노력과 사회적 지원 함께 필요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최근 비만 치료제 사용이 활발해지면서 체중조절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비만은 여러 만성질환의 선행질환인 만큼 정확하고 신뢰성 있는 통계를 제공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질병관리청은 앞으로도 지역사회건강조사, 국민건강영양조사 등을 통해 만성질환 예방·관리의 근거를 강화하고, 지역 보건소의 근거기반 보건사업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전체 성인의 65%가 체중을 줄이거나 유지하려고 시도한 것으로 나타나, 국민들의 건강관리 의지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개인의 노력과 함께 사회적·정책적 지원이 병행돼야 비만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자료=질병관리청 ‘2024 지역사회건강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