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지큰줄다리기가 27일 토요일 배알도수변공원 공연장에서 시연됐다. 광양 용지큰줄다리기는 350여 년의 역사를 지닌 민속놀이로, 풍수지리설에 바탕을 두고 있다.옥녀산발의 들말 형국인 용지마을은 좋은 기운과 복을 불러오기 위해 들말에 실을 길게 늘여야 한다고 믿었다. 이 믿음으로 줄다리기는 마을의 번영을 기원하는 민속행사로 자리 잡았다. 세계 최초로 김 양식이 시작된 이곳에서는 정월 대보름 밤마다 김 풍작을 기원하며 줄다리기를 해왔다.마을 주민들은 안몰과 선창몰로 편을 나누어, 안몰은 암줄을, 선창몰은 수줄을 만들어 메고 나와 마을 중앙에서 줄다리기를 벌였다. 사진=배진연
용지큰줄다리기 편가르기와 길놀이는 전통적으로 마을 지형(골목·경계)에 따라 안몰과 선창몰로 나뉘어 두 편이 형성된다. 암줄은 ‘황룡’을, 수줄은 ‘청룡’을 의미하며, 용이 산다는 연못 전설과 맞물려 마을의 정체성을 보여준다. 편을 나누는 과정은 경쟁의 시작을 알리는 동시에 주장 선출과 역할 분담 등 마을 내부 질서를 확인하는 의례적 절차다. 길놀이에서는 줄을 마을 중심과 길을 따라 한 바퀴 도는데, 이는 마을 전체를 축복하고 행사 시작을 알리는 공개 의식이다. 풍물·농악의 장단이 마을 곳곳에 울려 퍼지며 주민 참여를 촉진하고, 관객들도 행사에 합류해 축제 분위기를 만든다. 역사적으로는 태인도가 우리나라 김 시배지라는 점과 맞물려 마을 공동체의 생계와 연결된 의례로 전승돼왔다. 사진=배진연용지큰줄다리기 진잡이는 본 줄다리기에 앞서 진행되는 예비의례로, 상대의 기를 눌러 사기를 꺾고 우리 편의 기세를 높이는 심리전이다. 이 과정에서 두 줄이 주고받는 줄소리(후렴구)가 발달해 웅장한 분위기를 만들며, 참여자들은 발 구르기 등을 통해 몸을 풀어 부상을 예방한다. 태인동의 진잡이는 특히 장단과 후렴이 발달해 장면 자체가 공연적 클라이맥스로 여겨진다. 사진=배진연고걸이는 암줄과 수줄을 ‘고’로 단단히 걸어 하나의 대형 줄로 결속시키는 기술적·의례적 과정이다. 이때 불리는 줄소리는 해학적이고 익살스러운 내용이 많아 관객을 웃게 하며, 이는 고걸이 줄소리 전통으로 이어져왔다. 고걸이는 단순한 물리적 결합을 넘어 ‘마을 두 힘의 결합’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연결 작업은 안전과 공정성을 위해 경험 많은 어른이 주도한다. 사진=배진연제의는 김 풍작을 기원하는 의식으로, 용왕제는 바다와 김 양식에 직결된 의례다. 태인도가 한국 최초의 김 양식지라는 지역적 배경(김여익의 기록, 1664년경 전승) 위에서 이어져 왔다. 제의는 신과 조상에게 제물을 올려 풍어와 풍작, 마을의 안전을 기원하는 엄숙한 순간으로, 줄다리기 전체에 신성성을 부여한다. 관객에게는 이 장면이 행사 취지인 농어민의 생업과 공동체 보호를 가장 직접적으로 설명해 주는 부분이 된다. 사진=배진연줄다리기는 공연의 피날레이자 핵심 장면으로, 두 편이 중앙선을 두고 힘을 겨룬다. 용지큰줄다리기는 줄 둘레가 약 1m, 길이가 약 40m에 달하는 대형 줄을 사용하며, 곁줄을 달아 당김의 힘을 분산시키고 안전을 확보한다. 승패는 때로 2~3시간, 혹은 그 이상에 걸쳐 결정되며, 줄을 오래 끌수록 풍년과 풍어의 의미가 크다고 전해진다. 또한 지역 관습상 여성은 줄다리기에서 배제되는 전통이 있어 문화적 맥락으로 소개된다. 사진=배진연뒤풀이는 승패와 관계없이 행사를 마무리하며 공동체가 다시 하나로 모이는 시간이다. 제물 일부를 나누어 먹고 줄다리기의 경험을 세대 간에 전수하며 관계 회복과 축복을 나눈다. 뒤풀이는 갈등 해소, 전승 교육, 관계 강화 등 전통의 사회적 기능을 모두 담아내는 잔치다. 사진=배진연
용지큰줄다리기가 27일 배알도수변공원 공연장에서 용지큰줄다리기보존회 주관으로 실연됬다.
이번 행사는 ‘전라남도 무형유산 문화재 지정 심사’를 위한 공연이었다. 300여명의 행사 참여자, 용지마을 주민이 참석했고, 전라남도 도의회 회장, 광양시 시의회 의원들이 참석하여 주민들과 인사했다.
광양시 태인동 용지마을에서 전승되는 용지큰줄다리기는 350여 년의 역사를 가진 대표적인 민속놀이로, 마을의 안녕과 김 풍작을 기원하며 매년 정월대보름에 펼쳐져 왔다. 이 전통놀이는 풍수지리설과 더불어 세계 최초로 김 양식이 시작된 태인도의 역사와 맞닿아 있어, 광양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용지마을은 마을의 지형이 삼베를 감는 틀인 ‘들말’ 형국이라 마을이 잘되려면 끊임없이 삼베를 걸어야 한다는 믿음이 있었다. 이에 ‘줄다리기의 줄이 삼베의 실을 상징한다’고 여겨, 매년 줄을 만들고 당기며 복을 기원했다.
또한 태인도는 1664년 김여익 선생이 세계 최초로 김을 양식한 지역으로, 이곳의 줄다리기는 김 풍작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줄다리기에 앞서 풍어와 풍작을 비는 용왕제가 반드시 거행되었는데, 이는 김이 마을 생계를 책임졌던 역사와 직결된 의례이다.
안마을(안몰)은 황룡을 상징하는 암줄, 선창마을(신창몰)은 청룡을 상징하는 숫줄을 만들고 정월대보름날 마을 중앙에서 힘을 겨루었다. 마을 이름 ‘용지(龍池)’ 또한 ‘용이 사는 연못’이라는 전설에서 비롯되어 줄다리기와 깊은 상징적 연관을 맺고 있다.
용지큰줄다리기는 단순한 힘겨루기를 넘어 공동체의 단합과 풍요를 기원하는 집단문화유산이다. 보통 소리꾼 2명, 농악대 25명, 줄메기꾼 130여 명 등 최소 150명이 참여해 마을 전체가 함께 어울렸다.
줄다리기 진행은 ① 볏짚 거두기, ② 줄드리기는 생략하고 ③ 편가르기 → ④ 길놀이 → ⑤ 진잡이 → ⑥ 고걸이 → ⑦ 제의(용왕제) → ⑧ 줄다리기 → ⑨ 뒤풀이 순서로 이어졌다.
특히 진잡이에서 주고받는 줄소리는 웅장하고 기세 넘쳤으며, 고걸이 과정에서는 해학적이고 익살스러운 줄소리가 전해져 놀이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승부는 2~3시간 이상 이어질 만큼 치열했으며, 결과가 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1993년 남도문화제에서 우수작품으로 발굴된 용지큰줄다리기는 현재 용지큰줄다리기보존회를 중심으로 전승되고 있으며, 태인동 도시재생센터 내 전시관에 큰줄이 보관되어 있다.
또한 지역 학생들과 주민,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posco 광양제철소 제선부 & 화성부 직원들이 함께 참여하면서 세대 간 전승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문화재청의 ‘미래 무형유산 발굴·육성사업’에도 선정되며, 국가적 차원의 보존·지원이 강화되고 있다.
광양 용지큰줄다리기는 단순한 민속놀이가 아니라 공동체 화합, 풍어와 풍작 기원, 해학과 전통이 어우러진 소중한 무형유산이다. 세계 최초 김 시배지라는 역사적 배경과 함께, 광양만권 문화의 뿌리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증거라 할 수 있다.
용지큰줄다리기보존회 관계자는 “이번 실연된 행사는 광양시의 지원없이 용지큰줄다리기보존회 주관으로 진행했다”면서 “원래 계획은 배알도 수변축제와 함께 진행하려고 했으나 배알도공원 공사로 인한 안전문제로 부득하게 배알도 수변축제는 무기한 연기 되었고, 용지큰줄다리기만 실연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용지큰줄다리기 민속놀이에 광양시(문화예술과)의 무한한 관심과 홍보에 협조했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