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양 지역에서 꾸준히 창작 활동을 이어온 세연꽃그림연구소 박미애 작가가 9월 15일부터 30일까지 미담갤러리(광양시 중마청룡길 31)에서 첫 개인전 ‘텅빈 충만’을 개최한다. 전시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되며, 일요일은 휴관이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작품 전시를 넘어, 작가의 내면을 세상과 나누는 용기 있는 시도로 평가된다. 박 작가는 “작품은 순수한 고백이 아니라, 그림을 그리고 싶은 대상과 나누는 대화이자 마음을 담은 일기장”이라며, 첫 개인전을 통해 두려움과 설렘이 공존하는 창작 여정을 드러냈다. 그는 종이와 천에 스며드는 먹과 물감의 흐름을 통해 매번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왔다.
지역 예술과 교육을 잇는 세연꽃그림연구소
박미애 작가는 개인 작업과 더불어 세연꽃그림연구소를 운영하며, 지역 예술과 교육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연구소는 단순한 그림 공간을 넘어 명상과 예술, 삶의 성찰을 결합한 창작과 배움의 장이다. 수묵과 채색 기법을 활용한 창작 수업, 꽃과 자연을 주제로 한 감성 드로잉 프로그램, 아이와 성인을 위한 맞춤 회화 강좌 등이 진행되며, 박 작가는 예술을 일상의 언어로 풀어내고자 한다. 그는 “그림이 누군가의 삶에 작은 쉼과 울림이 되길 바란다”는 소망을 꾸준히 실천해왔다.
연구소의 활동은 단순한 교육을 넘어 지역민과의 소통으로 확장된다. 전시뿐 아니라 소규모 공동체 예술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박 작가는 예술이 일상 속에서 사람들을 연결하는 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텅빈 충만’, 비움 속에서 찾은 예술적 철학
전시 제목 ‘텅빈 충만’은 여백과 비움 속에서 새로운 충만함을 발견하는 작가의 철학을 담았다. 대표작 ‘반야심경'(2014, 8폭 병풍 형식)은 시어머니의 후원으로 제작됐지만, 작가 스스로의 욕심과 작품의 크기·무게로 인해 늘 아쉬움이 남았던 경험이 있다. 이를 통해 박 작가는 “예술은 완벽한 해답을 찾는 작업이 아니라, 꾸준한 관심과 수행을 이어가는 길”임을 깨달았다.
이번 전시에서는 ‘신윤복의 미인도’ 오마주와 ‘관세음보살도’ 등 형식적으로 유사한 작품들 속에서도 반복되는 얼굴형, 방향의 차이, 빈 공간 등을 통해 감성적 차별화와 내러티브를 시도한다. 박 작가는 ‘천아트’라 부르는 작업 과정에서 예술의 맥락과 생활 속 미술의 매력을 새롭게 느꼈다고 밝혔다. 그림을 그리는 순간만큼은 욕심을 내려놓고 몰입과 행복을 경험하며, 그 과정이 결국 작품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지역 갤러리와의 조화… 관람객에게 전하는 울림
미담갤러리는 광양 중마동에 위치한 작은 갤러리지만, 지역 예술인들에게 든든한 무대로 자리 잡아왔다. 개인전, 초대전, 소품전 등 다양한 전시를 통해 지역민과 작가를 연결하는 문화공간 역할을 해왔다. 박미애 작가의 전시는 이러한 취지와 잘 맞물리며, 형식적 완성도보다 내밀한 감정과 예술의 작은 위안, 영감을 공유하려는 시도다. 특히 전남문화예술지원사업의 후원과 협업으로 이루어진 이번 전시는 지역 예술 생태계에서 지속 가능한 창작과 전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박미애 작가는 “이번 전시가 관람객에게 내면의 평화와 울림을 전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며, “전시장을 찾는 한 관람객이라도 잠시나마 ‘빈 것’의 충만함을 느끼고, 마음속 작은 울림을 손에 쥐어가길 바란다”고 소망을 전했다. 그는 또한 “호호 할머니가 되어도 여전히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며, 창작이 자신의 삶과 분리할 수 없는 여정임을 강조했다.
이번 전시는 “좋은 것은 혼자 간직하기보다 함께 나누는 것이 더 값지다”는 작가의 말처럼, 예술의 공유와 내면의 표출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자리다. 미담갤러리에 울림 있는 빈 여백이 펼쳐질 예정이다.
[전시정보]
- 제목: ‘텅빈 충만’
- 작가: 박미애(세연꽃그림연구소)
- 기간: 2025년 9월 15~30일(일요일 휴관)
- 시간: 오전 11시~오후 6시
- 장소: 미담갤러리(광양시 중마청룡길 31)
- 문의: 061-795-2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