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니어클럽 안내판. 사진=안성수
2026년 광양시니어클럽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 현황표. 사진=안성수

한 사회가 고령화를 어떻게 바라보는지는, 노인을 ‘돌봄의 대상’으로만 보는지, 아니면 ‘사회적 자원’으로 보는지에 따라 갈린다.

‘시니어클럽’이라는 이름이 공식적으로 자리 잡기까지는 꽤 긴 여정이 있었다. 2001년 지역사회시니어클럽(CSC)이라는 이름으로 전국 5개소에서 시범사업을 시작한 이 기관은, 2004년 노인인력지원기관으로 명칭이 바뀌었다가 2005년 사회복지사업으로 이전되면서 비로소 ‘시니어클럽’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단순한 명칭 변경이 아니었다. 노인을 수혜자가 아닌 경제 활동의 주체로 바라보는 시각의 전환이었다.

시니어클럽은 저출산·고령화사회기본법과 노인복지법에 근거하여, 노인의 능력과 적성에 맞는 일자리를 발굴·제공하는 노인일자리 전담기관이다. 보건복지부가 기본 계획을 수립하고,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이를 총괄하며, 광역·기초 자치단체와 사업수행기관이 실행을 분담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이 체계가 효과를 발휘하려면 지역 현실을 가장 잘 아는 현장 기관의 역할이 핵심이다.

전남 광양의 사례는 그 가능성을 잘 보여준다. 광양시니어클럽은 현재 20개 사업에 2067명이 참여하고 있다. 급식 사업인 ‘엄마손밥상’부터 카페 운영, 소상공인 상가 환경 정비, 아동교육시설 지원, 취약계층 돌봄, 플라스틱 자원 순환, 시니어 홍보 기자단까지 분야가 다양하다. 이 사업들은 단순한 일거리가 아니라, 수십 년간 지역사회에서 쌓아온 노인의 경험과 지식이 살아 있는 방식으로 활용되는 현장이다.

노인 일자리는 경제적 효과만의 문제가 아니다. 노인 문제를 예방하고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노인이 사회와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을 유지하게 해주는 일이다. 시니어클럽이 추구하는 것은 결국 그 연결이다. 오래 살아온 사람들이 오래 살아온 방식대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구조, 그것이 진짜 고령 친화 사회의 모습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