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교육청이 2025년 찾아가는 학부모 교육 ‘청소년 정서성장 토크콘서트’를 개최했다.
전남교육청은 6월 13일 순천시 매안로 전남 동부지역본부에서 교육부와 청소년모바일상담센터와 함께 사춘기 자녀와의 소통과 부모의 현명한 코칭을 주제로 ‘청소년 정서성장 토크콘서트’를 진행했다.
이날 토크콘서트는 전남 동부지역 초·중·고 학부모를 대상으로 선착순 100명을 모집했으나, 현장에는 203명의 학부모가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강의는 경상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최재원 교수가 ‘양육코칭’을 주제로 맡았다. 자폐증 등 전반적 발달장애를 포함한 소아 정신장애 전문가인 최 교수는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학부모들과 진지한 고민을 나누며 강의를 이끌었다.
최 교수는 “아이들이 아무 생각 없이 놀고 있는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학업과 진로 문제가 가장 큰 고민”이라며 “2주일 이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우울감을 청소년 40% 정도가 경험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년이 올라갈수록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많이 느끼고, 특히 고3 여학생이 가장 심하다”며 “청소년 사망 원인도 과거에는 교통사고가 많았지만, 2010년 이후부터는 자살이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급격하게 변화하는 신체에 비해 뇌는 아직 발달 과정에 있어, 청소년기 자녀에 대한 부모의 관심과 이해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강의는 △사춘기의 신체발달 △사춘기는 빨라졌는가? △사춘기 심리의 이해 △전두엽의 발달과 거짓말 △청소년 사고의 특징 △대한민국 청소년의 정신건강 등으로 구성됐다.
부모 역할에 대해서는 “아이들은 친구 같은 부모보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태산 같은 부모를 신뢰한다”며 “부모는 아이들의 친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전두엽 기능이 미성숙한 청소년을 위해 부모는 호텔리어처럼 정중하게 대하되,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명확히 구분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아이의 영역을 존중할 것 △친구에게 지나치게 집착하지 않게 할 것 △경제적 어려움을 공유할 것 △스마트폰·SNS·게임을 자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착각을 버릴 것 등을 부모 코칭의 핵심으로 제시하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최재원 경상대 교수, “아이 감정 먼저 받아주되, 일상 훈련 꼭 필요”
전남교육청이 주최한 이날 ‘청소년 정서성장 토크콘서트’에서 강연 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심각한 고민을 안고 있는 학부모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최재원 교수는 현장의 한 학부모와의 일문일답을 통해 자녀와의 소통에 대한 구체적인 조언을 전했다.
최재원 교수는 “부모 마음 건강이 먼저다. 그리고 아이의 감정은 훈육과 별개로 다뤄야 한다”며 질의응답을 이어갔다. 다음은 네 자녀를 키우는 엄마와 최재원 교수와의 질의응답 일부.
Q. 네 아이를 키우는 엄마인데, 한 아이가 ADHD이고, 둘째는 우울증으로 약을 먹고 있다. 어떻게 소통해야 할지 모르겠다.
A. 우선 부모님 스스로 마음을 잘 챙기셔야 한다. 중학생 무렵 우울증은 충분히 올 수 있다. 이때 가장 힘든 사람은 아이 본인이다. 진료는 꼭 한 병원에서 꾸준히 받는 것이 좋다.
가정에서 부모의 역할은 몇 가지 단계가 있다. 가장 먼저, 자녀의 힘든 감정을 인정하고 받아주는 것이다. 훈육은 이와 별개다. 상황에 따라 양육 방식을 달리해야 한다.
처음에는 아이에게 “힘들면 아무것도 하지 말고 그냥 있으라”고 전한다. 이는 ‘죽지 말라’는 의미다. 소나기가 오면 피하듯, 감정의 폭풍을 피하게 해주는 것이다. 아이에게 안정감을 주는 첫 단계다.
그다음엔 생활 속에서 최소한의 것을 스스로 하도록 돕는다. ‘재활 개념’을 설명해주는 것이다. 예를 들면, 어깨 수술을 한 야구선수가 힘들지만 같은 동작을 반복하듯, 너도 그 정도는 해보자고 유도한다.
규칙적인 하루의 시작도 매우 중요하다. 학생이라면 정시에 등교하는 것을 권한다. 다만, 힘들면 언제든지 집에 와도 좋다고 말한다. 대신 집에 오면 하루 일과를 시간 단위로 나눠 규칙적으로 보내게 한다. 시간을 알차게 보내는 훈련이다.
그리고 하루 1시간가량의 근육운동은 꼭 필요하다. 코로나 이후 근육운동을 한 청소년일수록 우울감을 덜 느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부모가 가정에서 이러한 방식으로 도와준다면 분명 효과는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