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도 무탈하게 하소서”. 2026년 병오년(丙午年) 정월대보름을 맞아, 광양 진상면 이천마을의 한 주민이 정성껏 차려진 고사상 앞에서 마을의 안녕과 가족의 건강을 기원하며 간절히 예를 갖추고 있다. 사진=이호선
“전통과 정이 흐르는 이천마을”. 척박했던 시절부터 세대를 이어 정월대보름 달집태우기 전통을 지켜온 광양시 진상면 이천마을의 전경. 마을 위로 뜬 보름달처럼 넉넉한 인심이 깃든 유서 깊은 마을이다. 사진=이호선
“주민 곁으로 다가가는 현장 행정”. 강병재 진상면장이 이천마을 달집태우기 현장을 방문해 어르신들의 손을 맞잡고 따뜻한 덕담을 나누며 주민들과 소통하고 있다. 사진=이호선
“안전이 최우선인 축제 문화”. 광양시 산림소득과 산불전문예방진화대원들이 이천마을 달집태우기 현장 곳곳에서 산불 예방 캠페인을 펼치며 안전한 전통 계승을 지원하고 있다. 사진=이호선
“희망의 불씨를 지피다”. 강병재 진상면장과 박종욱 이장, 문창연 청년회장이 주민들의 염원을 담아 달집(망올이)에 동시에 점화하고 있다. 사진=이호선
“액운은 태우고 복(福)은 부르고”. 밤하늘을 장엄하게 수놓으며 타오르는 이천마을의 달집. 주민들은 이 불꽃이 모든 액운을 태우고 병오년 새해의 큰 풍년과 화합을 가져다주길 소망했다. 사진=이호선

전남 광양시 진상면 이천마을(이장 박종욱)의 밤하늘이 희망의 불꽃으로 환하게 물들었다. 이천마을 청년회(회장 문창연)는 지난 3일 정월대보름을 맞아, 마을 주민과 출향민 100여 명이 한데 어우러져 서로의 안녕을 빌고 정을 나누는 ‘달집태우기’ 행사를 가졌다.

이천마을의 달집태우기는 척박했던 시절부터 마을의 가장 큰 잔치로 자리 잡아, 기나긴 세월 동안 단 한 번의 끊김도 없이 면면히 이어져 왔다. 보릿고개의 어려움 속에서도 이웃과 떡을 나누며 서로를 다독였던 이 소중한 전통은 이제 세대를 넘어 이천마을 주민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든든한 정신적 지주이자 자부심이 됐다. 이날 행사에서도 주민들은 고사상 앞 띠줄에 복돈을 걸고 소원지에 가족의 건강을 적으며 간절한 염원을 보태는 등, 대를 이어 내려온 정겨운 풍경을 고스란히 재현했다.

행사장을 찾은 강병재 진상면장은 마을 어르신들의 손을 맞잡고 따뜻한 인사를 나누며 현장의 온기를 더했다. 특히 이번 행사는 광양시 산림소득과 산불전문예방진화대원들이 행사 현장 곳곳에서 세심하게 산불 예방 캠페인을 펼쳐준 덕분에, 주민들은 마음 편히 전통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관계 기관의 세심한 배려 속에 마을 전체가 화합하는 안전한 축제의 장이 마련됐다.

저녁 해 질 무렵, 강병재 진상면장과 박종욱 이장, 그리고 문창연 청년회장이 주민들의 염원을 담아 동시에 지핀 불꽃이 ‘망올이(달집)’를 타고 기운차게 치솟자 현장의 주민들로부터 뜨거운 환호가 터져 나왔다. 활활 타오르는 불꽃은 묵은 액운을 멀리 실어 보내고, 대나무 마디가 터지는 경쾌한 소리는 다가올 풍년을 예고하는 듯했다. 주민들은 밤하늘을 수놓은 장관을 지켜보며 병오년 새해의 힘찬 도약을 다짐했다.

무엇보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민속 행사를 넘어 잊혀가는 이웃 간의 따뜻한 정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마을 주민 모두가 한마음으로 행사를 치러내며 이천마을의 공동체 의식을 더욱 공고히 다지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다.

박종욱 이장은 “마을 청년회의 헌신적인 활약과 주민들의 따뜻한 마음이 한데 모인 덕분에, 우리 마을의 소중한 전통이 단순한 행사를 넘어 화합의 축제로 더욱 환하게 빛날 수 있었다”며 깊은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어 “차가운 밤공기 속에서도 함께 웃고 즐거워하는 주민들의 모습을 보며 우리 이천마을의 끈끈한 정을 다시 한번 느꼈으며, 이 뜨거운 불꽃의 기운이 올 한 해 모든 가정에 가득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문창연 청년회장은 “오랜 세월 마을의 자부심으로 지켜온 이 행사가 이번 대보름을 통해 다시 한번 살아있음을 느꼈다”며, “역동적인 병오년(丙午年)의 기운처럼 우리 이천마을이 앞으로도 화합하며 더욱 번창하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