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섬진강 하동교 아래에서 열린 불암사 방생법회에서 한 신도가 커다란 토종 잉어를 강물로 돌려보내고 있다. 이날 방생된 53마리의 잉어는 신도들의 발원과 함께 힘차게 섬진강으로 나아갔다. 사진=이호선
섬진강 하동교 거대한 교각 아래 마련된 임시 법당에서 정진스님과 40여 명의 신도들이 방생에 앞서 의식을 거행하고 있다. 차분하고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생명 존중의 가치가 강물처럼 흐른다. 사진=이호선
광양 불암사 신도들이 섬진강가에서 잉어가 담긴 봉지를 조심스레 기울이며 방생을 실천하고 있다. 신도들은 잉어가 물을 만나 힘차게 나아가는 모습에서 나와 남이 하나라는 자비의 가르침을 직접 체험했다. 사진=이호선
지리산과 백운산 자락을 품은 섬진강 하동교 아래 강변은 불암사가 매년 방생법회를 봉행하며 생명 존중을 실천해 온 상징적인 장소이다. 사진=이호선

전남 광양시 다압면 소재 ‘불암사'(주지 정혜스님)가 제107주년 삼일절을 맞아 섬진강 하동교 아래 강변에서 생명 존중과 자비 실천을 위한 ‘정월대보름 방생법회’를 봉행했다.

지난 3월 1일 새로 부임한 정진스님의 집전 아래 어르신·학생 신도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차분하게 진행된 이날 법회에서, 신도들은 우리 토종 큰 잉어 53마리를 두 손으로 정성껏 받들어 섬진강으로 돌려보내며 가족의 건강과 한 해의 무탈을 기원했다.

법문을 맡은 정진스님은 “방생은 무병장수와 가정 화합을 발원하는 공덕의 행위이자, 모든 존재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연기법(緣起法)을 깨닫는 과정”이라며 “한 생명을 살리는 일은 결국 나와 세상을 이롭게 하는 공존의 정신을 배우는 자리”라고 방생의 참된 의미를 역설했다.

이번 법회는 삼일절이라는 날의 의미를 더해 독립운동가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는 자리이기도 했다. 참석자들은 나라를 위해 헌신한 독립운동가들의 활동에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묵념하며, 선열들의 희생정신이 곧 보살행의 실천이었음을 되새겼다.

주지 정혜스님은 “지난 한 해 동안 알게 모르게 지은 살생과 업장을 모두 소멸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기도를 이어가길 바란다”며 “방생을 통해 내 안의 자비 씨앗을 틔워 복덕과 지혜를 키우는 계기가 되길 간절히 기원한다”고 설파했다.

불암사는 매년 이어오는 정월대보름 방생법회가 단순한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신도들의 일상 속에서 말과 행동으로 생명을 해치지 않는 실천 수행으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불암사 관계자는 “방생은 의식이 끝난 후에도 남을 살리는 마음으로 나를 일깨우는 공부가 되어야 한다”며 “앞으로도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자비의 도량으로서 정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불암사는 방생법회 외에도 각종 문화행사와 국제교류 법회를 통해 지역 신행 활동의 거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