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유림정은 회원들의 활쏘기 궁도장에 그치지 않고, 활과 화살에 관련된 전승 무형문화축제의 장이자 시민들이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지역사회와 함께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월 25일 활터페스티벌에서 유림정 회원들이 시민들에게 화살 종류별 활쏘기 시범을 보이는 모습이다. 사진=정경환
1917년 탄생한 광양 유림정은 광양읍 우산공원길 74-1에 위치하며 100년의 활터 역사를 갖고 있다. 전통 활쏘기를 통해 ‘무(武)’와 ‘예(禮)’를 배우는 교육장이자, 몸과 마음을 가다듬는 치유의 공간이며 지역민과 함께 숨 쉬는 문화공간이다. 사진=정경환
예로부터 전승돼 온 활터 상호 간에 활쏘기 기예를 겨루는 ‘터편사’ 행사를 통해 타 지역과 전통문화를 교류하는 사회적 역할을 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월 15일 경남 합천군의 죽죽정과 광양 유림정이 터편사 교류 활동으로 궁도 대회를 하는 모습. 사진= 광양 유림정
유림정에서는 9월 6일부터 28일까지 주말과 휴일 8일간에 걸쳐 국가유산청의 ‘전승공동체 활성화 지원사업’의 일환인 ‘궁도장 국궁교실’이 운영되었다.사진은 9월 7일 그룸별로 활쏘기 준비 과정인 장비 다루기와 자세를 배우는 기초 강습을 하는 모습. 사진=정경환
9월 28일 국궁교실 참여자들이 기본자세와 화살발사 등 활쏘기 단계별 학습을 마치고 과녁실사를 위한 마지막 연습을 하고 있다. 사진=정경환
정창수 사두는 “100년 역사의 유림정은 전남 동부지역 여러 활터와 궁도대회를 통해 교류하고 있으며, 2022년 전국궁도대회 단체전에서 전국 1위를 수상하는 등 대외 활동도 활발하다”며 “매년 이웃사랑 실천 성금을 기부하고, 전통문화인 국궁을 시민들에게 널리 전파하는 노력을 이어가며 지역민들과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왼쪽부터 유림정을 이끌고 있는 한상표 총무, 정창수 사두, 채만석 사범. 사진=정경환

무형문화유산 ‘국궁’ 체험 현장을 가다                                                                          비가 그친 뒤 맑고 청량한 아침, 광양 우산공원길을 따라 유림정 활터를 찾았다. 일반 시민들에게 활쏘기 프로그램 ‘국궁교실’이 운영되고 있어서다. 우람한 소나무가 빼곡히 들어선 공원 한쪽, 햇살 반짝이는 잔디밭에 고요가 내려앉은 궁도장은 전통의 숨결이 느껴진다. 유림정은 활을 쏘는 궁도장만이 아니라, 조용한 자연 속에서 몸과 마음을 가다듬는 치유의 공간이자 전통문화의 산 교육장이었다. 

유서 깊은 활터, 100년 유림정의 역사                                                                          유림정(사두 정창수)은 광양 궁도의 오랜 역사와 맥을 잇는 장소다. 그 기원은 152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박세후 광양 현감이 향사당을 세우고 삼짇날과 단오날 활쏘기 행사를 시작한 것이 시초였다. 이후 목성리와 칠성리에 남사정과 북사정이란 활터가 생겼고, 1917년 두 활터가 통합돼 유당공원에 ‘유림정’이 탄생했다. 1997년 광양읍 시가지 확장에 따라 지금의 우산공원으로 이전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재 유림정은 광양읍 우산공원길 74-1에 위치하며, 전통 활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무형유산 국궁의 현대적 계승, ‘궁도장 국궁교실’                                                              유림정에서는 국가유산청의 ‘전승공동체 활성화 지원사업’의 일환인 ‘궁도장 국궁교실’이 운영되고 있다. 전통 활쏘기 문화인 ‘국궁’을 일반 시민들에게 알리고, 문화유산으로서 가치를 널리 전파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공개 모집으로 선발된 시민 12명이 8주 동안 전통 활쏘기의 ‘기본 예절’부터 실제 ‘활쏘기 기술’까지 배워간다. 단기간 프로그램이지만 국궁이라는 문화유산을 직접 체득해 가는 것이다. 남성 뿐 아니라 여성과 어린이도 참여하고 있어, 세대를 아우르는 문화 계승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번 ‘국궁교실’ 프로그램 참여자 방은정 씨는 “국궁을 전혀 몰랐는데 프로그램에 참여해 흥미와 관심이 생겼다”며 “스포츠이면서 정신 수양이 되는 활쏘기를 꼭 해보고 싶다”는 다짐을 밝혔다.

유림정의 역할과 앞으로의 기대                                                                                    유림정은 단순한 활터가 아니다. 전통 활쏘기를 통해 ‘무(武)’와 ‘예(禮)’를 배우는 교육장이자, 지역민과 함께 숨 쉬는 문화공간이다. 빠른 시대의 변화 속에서도 고요히 전통을 지켜가는 유림정은 현대인에게 마음을 다잡는 수양의 공간이 되고 있다. 앞으로 유림정이 궁도 수련의 공간을 넘어, 지역의 청소년·가족단위 체험 활동의 중심지가 되길 기대해 본다. 또한 관광객들에게는 광양의 역사와 전통을 느낄 수 있는 대표 명소로 성장하길 바란다.

한편, 유림정에는 80여 명 회원이 전통 궁도를 스포츠로 즐기고 있으며 시민 누구나 회원으로 가입하여 전통 활쏘기를 할 수 있다. 또한 광양에는 유림정 외 마동에 마로정과 광영동에 백운정 활터가 있으며 유림정에 광양궁도협회가 있다.

입적 문의: 광양 유림정(061-763-05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