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순사건 77년을 맞아 여수·순천 10·19 사건 발굴 유해 봉안식이 9월 25일 전남 광양시 공설운동장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여순사건위원회 주최로 유족단체와 전남도, 광양시, 경남 하동군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사진=광양시
정부 여순사건위원회는 지난 2월 광양 매티재에서 유해 발굴을 시작했다. 유해 9구와 탄피, 고무신 등 유류품 46점을 수집했다. 유해는 DNA 검사를 거쳐서 2구가 처음으로 신원이 확인되어 유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유가족을 찾지 못한 유해는 국가 묘역인 세종 추모의 집에 안치됐다. 정인화 광양시장은 봉안식에서 70여 년의 한을 풀어내는 오늘은 유족의 눈물을 닦아주는 동시에 우리 모두에게 진실 규명과 역사적 정의를 향한 소중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광양시
여순10·19위원회가 주관한 여순사건 희생자 유해 발굴은 광양 매티재에서 9구가 발굴됐었다. 지난해 담양에 이어 두번째로 주관한 유해발굴 사업이다. 75년 만에 유해가 돌아왔다. 사진=광양시
이번에 수습된 유해는 DNA 유전자 검사와 분석을 거쳤다. 하지만 2구만 신원이 확인돼 이번 봉안식에서 위패를 가족에게 전달했다. 지난해 담양에서 발굴된 구례 지역 희생자 유해 26구 가운데 2구만 신원이 확인됐다.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진행한 유전자검사는 구례와 광양, 하동 유족 94명의 혈액 시료가 대상이었다. 신원 확인 가능성을 높이려면 유족 혈액 채취를 크게 늘릴 필요가 있다. 또한 여순10·19위원회는 올해 11월부터 구례 차독골에서 3번째 유해 발굴 사업을 시작한다. 사진=광양시
광양시는 지난 2월에 광양시 진상면 매티재에서 희생자 유해 발굴을 시작했다. 유해 9구와 탄피, 고무신 등 유류품 46점을 수집했다. 광양 매티재는 전라남도 광양시 진상면 비평리 산116-23번지에 위치한 산고개로, 여순사건과 하동군 보도연맹사건 희생자들이 집단 처형당한 역사적 장소입니다. 지형의 변화가 거의 없어 최근 유해 발굴 작업이 진행되었던 곳이다. 사진은 여순사건 유족회 회원들이 광양 매티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광양시

여순사건 77주년을 맞아 발굴된 희생자 유해 9구가 전남 광양에서 봉안됐다. 수십 년 동안 가족을 기다려온 유족들의 눈물과 진실 규명을 다짐하는 목소리가 교차한 이번 봉안식은 한국 현대사의 아픈 기억을 되새기는 문화적 의식으로 자리매김했다.

25일 광양시 공설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여수·순천 10·19사건 희생자 발굴 유해 봉안식’에는 유족과 전남도, 광양시, 경남 하동군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여순사건위원회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경과보고, 추도사, 추모공연, 봉안제, 위패 인도 순으로 진행되며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장중한 분위기 속에 거행됐다.

올해 초 광양 진상면 매티재에서 발굴된 유해 9구는 탄피와 고무신 등 유류품 46점과 함께 수습됐다. 매티재는 여순사건과 하동 보도연맹 사건 당시 희생자들이 집단 학살당한 장소로, 지형의 변화가 거의 없어 최근까지 유해 발굴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알려져 왔다. 이번 발굴로 70여 년간 땅속에 잠들어 있던 희생자들이 드디어 세상 밖으로 나와 국가 묘역인 세종 추모의 집에 안치됐다.

정인화 광양시장은 추도사에서 “오늘의 봉안식은 유족들의 한을 조금이나마 풀어내는 날이자, 우리 모두에게 역사적 정의를 향한 이정표가 된다”며 “민주와 인권, 평화의 가치를 지켜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유해를 직접 맞이한 유족 배해윤 씨는 “DNA 검사를 통해 어렵게 아버지를 찾게 됐다. 아직도 많은 분들이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이 크다”며 “이번 발굴이 더 많은 유해가 가족 품으로 돌아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눈물을 훔쳤다.

정 시장은 “광양시는 여순사건 진상규명과 희생자 명예회복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유족들은 “오랜 세월 통한의 기다림이 이어졌지만, 진실을 마주하고 역사를 기록하는 이 과정이야말로 가장 큰 위로”라고 입을 모았다.

이번 봉안식은 단순한 역사적 사건의 추모를 넘어, 광양과 전남 동부권이 지닌 평화·인권 교육의 현장으로서 매티재의 의미를 다시 부각시켰다. 매티재는 한국 현대사의 비극을 기억하는 산 교육장이자, 역사 체험 관광지로서 활용 가치가 높다. 광양시는 유해 발굴 현장을 보존하고 추모 공간을 조성해 시민과 청소년들에게 역사를 직접 배우는 교육의 장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는 단순한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지역 정체성을 되새기고 평화 관광 자원으로 연계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