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형문화유산 ‘국궁’ 체험 현장을 가다 비가 그친 뒤 맑고 청량한 아침, 광양 우산공원길을 따라 유림정 활터를 찾았다. 일반 시민들에게 활쏘기 프로그램 ‘국궁교실’이 운영되고 있어서다. 우람한 소나무가 빼곡히 들어선 공원 한쪽, 햇살 반짝이는 잔디밭에 고요가 내려앉은 궁도장은 전통의 숨결이 느껴진다. 유림정은 활을 쏘는 궁도장만이 아니라, 조용한 자연 속에서 몸과 마음을 가다듬는 치유의 공간이자 전통문화의 산 교육장이었다.
유서 깊은 활터, 100년 유림정의 역사 유림정(사두 정창수)은 광양 궁도의 오랜 역사와 맥을 잇는 장소다. 그 기원은 152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박세후 광양 현감이 향사당을 세우고 삼짇날과 단오날 활쏘기 행사를 시작한 것이 시초였다. 이후 목성리와 칠성리에 남사정과 북사정이란 활터가 생겼고, 1917년 두 활터가 통합돼 유당공원에 ‘유림정’이 탄생했다. 1997년 광양읍 시가지 확장에 따라 지금의 우산공원으로 이전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재 유림정은 광양읍 우산공원길 74-1에 위치하며, 전통 활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무형유산 국궁의 현대적 계승, ‘궁도장 국궁교실’ 유림정에서는 국가유산청의 ‘전승공동체 활성화 지원사업’의 일환인 ‘궁도장 국궁교실’이 운영되고 있다. 전통 활쏘기 문화인 ‘국궁’을 일반 시민들에게 알리고, 문화유산으로서 가치를 널리 전파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공개 모집으로 선발된 시민 12명이 8주 동안 전통 활쏘기의 ‘기본 예절’부터 실제 ‘활쏘기 기술’까지 배워간다. 단기간 프로그램이지만 국궁이라는 문화유산을 직접 체득해 가는 것이다. 남성 뿐 아니라 여성과 어린이도 참여하고 있어, 세대를 아우르는 문화 계승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번 ‘국궁교실’ 프로그램 참여자 방은정 씨는 “국궁을 전혀 몰랐는데 프로그램에 참여해 흥미와 관심이 생겼다”며 “스포츠이면서 정신 수양이 되는 활쏘기를 꼭 해보고 싶다”는 다짐을 밝혔다.
유림정의 역할과 앞으로의 기대 유림정은 단순한 활터가 아니다. 전통 활쏘기를 통해 ‘무(武)’와 ‘예(禮)’를 배우는 교육장이자, 지역민과 함께 숨 쉬는 문화공간이다. 빠른 시대의 변화 속에서도 고요히 전통을 지켜가는 유림정은 현대인에게 마음을 다잡는 수양의 공간이 되고 있다. 앞으로 유림정이 궁도 수련의 공간을 넘어, 지역의 청소년·가족단위 체험 활동의 중심지가 되길 기대해 본다. 또한 관광객들에게는 광양의 역사와 전통을 느낄 수 있는 대표 명소로 성장하길 바란다.
한편, 유림정에는 80여 명 회원이 전통 궁도를 스포츠로 즐기고 있으며 시민 누구나 회원으로 가입하여 전통 활쏘기를 할 수 있다. 또한 광양에는 유림정 외 마동에 마로정과 광영동에 백운정 활터가 있으며 유림정에 광양궁도협회가 있다.
입적 문의: 광양 유림정(061-763-0573)